4분기 원달러 환율 1450원대까지 급등···작년 4분기 평균 환율 1402원
미국 자동차 관세 15%로 인하키로···이달 1일부터 소급 적용
팰리세이드 HEV 4분기부터 판매 시작···고수익 차종으로 기대 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원달러환율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자동차 관세도 15%로 인하하기로 하면서, 현대자동차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3분기 현대차는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줄었으나, 지난 14일 한미 양국이 관세 인하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발표하며 관세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또한 해외 판매 중심인 현대차 입장에선 환율이 올라갈수록 수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연평균 환율은 1415.28원으로 외환위기 시기인 지난 1998년(1394.97원)보다도 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선 환율이 1500원대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이날 기준으로는 1450원대까지 다시 내려간 상태다.
이는 작년 환율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작년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02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0월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평균 환율은 1437.12원이다.
평균 환율이 30원 이상 올라가면서 현대차 영업이익 측면에선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선 작년말 기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현대차 영업이익이 약 2800억원 증가한다고 추정한 바 있다.
작년보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판매가 늘어나면서 환율에 다른 민감도는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 2분기 원달러평균 환율이 전년대비 2.4% 오르면서, 현대차는 환율효과로만 6320억원 상당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얻었다.
◇ 관세 인하에 연간 수조원 비용 부담 줄어
환율 강세 뿐 아니라 관세 인하도 호재다.
관세가 내려가게 될 경우 그만큼 현대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현대차는 최근 미국 판매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데, 환율 상승과 관세 하락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전망이다.
올해 3분기 기준 현대차 미국 판매량(소매 기준)은 26만1000대로 작년보다 12.7%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달 1일자로 관세 인하분이 소급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관세 인하 적용 시점에 대해 “대미투자기금 관련 법안이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 발효되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분기 현대차는 미국 자동차 관세 관련 비용만 1조8200억원에 달했으며, 향후 관세가 10%p 내려가게 되면서 비용이 줄면서 자연스레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4분기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되더라도, 11월 판매를 위해 선제적으로 수출한 기존 재고는 25% 관세를 부과받기 때문에 실질적 관세 인하 효과는 12월부터가 될 전망이다.
◇ 친환경차 확대에 팰리세이드 HEV도 출격
이처럼 환율과 관세 등 외부환경이 현대차에게 유리하게 흘러가는 가운데, 회사는 올 4분기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를 통해 현지 수익성을 한층 더 높일 계획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최상위 차급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1대당 수익성이 높은 데다, HEV 엔진까지 추가하면서 최고 수익이 보장된 차종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최근 HEV를 중심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팰리세이드 HEV 성공 가능성은 높다.
지난 3분기 기준 현대차 북미 HEV 판매 비중은 20.4%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10월엔 1만7773대를 판매하며 전년대비 37.9% 증가했다.
팰리세이드 HEV는 현대차 최초로 차세대 2.5 터보 시스템을 탑재해 동급 내연기관차량 대비 연비는 최대 45%, 출력은 19%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세대 시스템 덕에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V2L(배터리 전력을 외부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과 스테이 모드 등도 이용 가능해졌다.
이에 국내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으며 1~10월 2만9852대를 판매해 팰리세이드 전체 판매(5만167대)의 약 58%를 차지한 바 있다.
현대차는 향후 미국 공장에서 팰리세이드 HEV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지 생산이 가능해질 경우 수익성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