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인수 후 첫 운수권 확보 나서, 수익성 개선 과제
항공·숙박·여행서비스 밸류체인으로 글로벌 레저기업 도약 목표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준혁 대명소노그룹 회장이 항공업 역량 검증대에 올랐다. 올해 초 티웨이항공 인수 이후 그동안은 경영자 선임과 브랜드 변경(트리니티항공) 등 행정적 절차를 밟아왔다면, 이제는 수익성과 직결된 운수권 이관에 나서며 실질적으로 시장의 첫 경영 평가를 앞둔 셈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달 10일까지 운수권 신청 접수를 한 항공사에 대한 적격성 검토에 돌입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으로 인해 독과점 우려가 있을 수 있는 데 대한 재배치 차원에서 비롯됐다. 노선은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및 국내 지방 공항 취항 등이다.
대명소노그룹이 공항 슬롯과 운수권에 도전장을 내민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티웨이항공 지분 26.77%를 약 1760억원에 인수하면서 2대주주로 올라섰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경영 참여의 뜻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다 올해 초 티웨이항공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2500억원에 인수하며 항공업에도 본격 나섰다.
서준혁 회장은 자신의 집무실에 커다란 지구본을 가져다 두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리조트 부문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과 꿈을 키워온 것으로 전해진다. 대명소노그룹이 리조트 등 내수사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시장과 연계한 사업 분야 확장에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리조트, 여행서비스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항공사를 인수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글로벌 레저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행·레저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항공사를 보유하면 호텔·리조트와 연계한 내외국인 관광 상품을 확대할 수 있고, 대규모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용이해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번 운수권 획득은 사실상 그룹의 핵심 코어 사업 성장을 위한 주춧돌을 놓는 셈이고, 그런 의미에서 운수권 심사가 갖는 의미는 대명소노에게 단순한 항공사 운영 역량 검증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운수권 이관 적격성 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 내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이행감독위원회가 맡는다. 접수한 항공사에 대한 ▲안전성 ▲회사 재무상황 ▲공항 활성화 기여도 등이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티웨이항공 자체만으로 봤을 때 실적은 좋지 않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8245억원, 영업손실 113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4000%를 넘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이기도 하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항공사 공급 과잉과 기재 확대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 고환율 등의 변수로 적자 상태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본다. 운수권 이관 사업자로 선정되기에 이는 분명 마이너스 요소다.
다만 최대주주의 재정 상황까지 함께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소노인터내셔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80억원에 달하고, 그 지전 해인 2023년에도 22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영업이익률도 20%에 내외일 정도로 안정적이다. 공항 활성화 기여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말 한국공항공사에서 주최한 청주공항 활성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으며 표창을 받았다.
티웨이항공은 안전성 개선을 위해서도 국적 저가항공사(LCC) 중 최초로 항공기를 직접 정비·수리·복원(MRO)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1523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 인천공항에 항공기를 연간 70대 규모로 정비할 수 있는 자체 MRO 격납고를 완공 후 가동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럽 등 장거리 노선 취항 경험을 비롯해 기존 저가항공사(LCC)에 없던 대형기체 보유로 운영좌석 편리성, 화물에 대한 장점 등이 강점”이라며 “그 외에도 충실하게 준비하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 이행감독위원회는 적격성 검토를 거쳐 국토교통부에 전달하면 국토부에서 평가, 선정을 하고 결과를 발표한다. 업계에서는 다음달 말게 항공사에 통보가 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