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서유럽에서도 폴더블폰 시장 선두권에 올라
레이저 60 신제품 가성비 강점···이달 국내에도 출시 계획
삼성전자 7세대 폴더블로 하반기 반격···시장 호평 이어져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일본 스마트폰 제조사 모토로라가 올해 출시한 ‘레이저 60’ 폴더블폰 신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전자는 모토로라를 포함한 다수 경쟁사 진입으로 점유율이 지속 위축되는 추세다.
레이저 60은 삼성전자 플립 시리즈와 같은 클램셸(Clamshell, 조개껍데기) 타입의 폴더블폰으로, 출고가 699달러(약 100만원)의 가성비를 장점으로 한다. 모토로라는 이달 내 해당 제품을 국내 시장에도 출시할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준 전세계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는 28%의 점유율을 달성하며 화웨이(45%)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9% 점유율에 그치며 3위로 밀려났다.
2분기는 하반기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전자엔 통상 비수기다. 그럼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12%p 급락하며 위축 양상을 보였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13%p, 모토로라는 14%p 각각 상승했다.
모토로라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플립형 제품군 중심으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리스 클레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책임연구원은 “모토로라가 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하며 미국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이 2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기본형 모델 기준 699달러라는 소비자 가격은 모토로라 레이저 시리즈의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이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아직 이 가격에 근접한 경쟁제품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유럽에서도 모토로라는 구글과 함께 폴더블폰 시장 선두로 올라왔다. 올 상반기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모토로라의 레이저 60은 출하량 기준 1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기존 선두업체였던 중국 아너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전작 모델인 레이저 50 출하량과 합산하면 모토로라의 점유율은 약 27%에 달한다. 구글의 픽셀9 프로 폴드와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6가 각각 10%대 초중반 점유율로 2, 3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까지 서유럽 폴더블폰 시장은 아너와 삼성전자가 각각 20%대 점유율로 양강 구도를 이뤘다면, 모토로라와 구글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젠 4개 회사가 경쟁하는 구도로 바뀌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모토로라의 레이저 폴더블폰 시리즈가 유통 채널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 연간 기준 유럽 폴더블폰 시장에서 아너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모토로라는 이달 국내 시장에도 레이저 60의 판매를 개시할 계획이다. 지난 2023년 ‘레이저 40 울트라’를 선보인 지 2년 만이다. 당시 해당 제품 출고가는 129만 9000원으로, 삼성전자 5세대 폴더블폰 시리즈에 밀려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번엔 높은 가성비를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한단 전략이다. 업계에선 레이저 60의 국내 출고가를 80만원대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보급형 모델 갤럭시Z플립7 팬에디션(FE) 119만 9000원 대비해서도 훨씬 더 저렴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7세대 폴더블폰 시리즈 판매를 개시하며 점유율 반등을 노린다. 슬림폰 컨셉으로 출시된 갤럭시Z폴드7이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양호한 판매 실적을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소장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시장에서) 성숙도와 생태계 강점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하겠지만, 클램셸 부문에서 모토로라의 급속한 성장과 구글의 AI 기반 접근 방식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