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로 인하 추진···증시 부양 일환
투자자 배당소득, 재투자 확대 예상
고배당주인 지주사·증권사 순매수↑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정부와 국회가 증시 부양책 일환으로 배당소득 분리과세율 인하에 공감대를 형성함에 따라 지주사와 금융, 증권 관련 종목에 훈풍이 불고 있다. 해당 종목들은 앞서 고배당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배당소득세 부담이 완화되면 투자 매력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 한화, HS효성, KB금융 등 일부 종목의 종가가 전 거래일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지주사 중 SK 9.29%, 포스코홀딩스 1.51%, 한화 8.29%, 두산 2.29%, HS효성 16.5%, 코오롱 7.48%씩 최근 거래일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KB금융(4.28%), 하나금융지주(4.57%), 신한지주(1.81%) 등 금융업계 지주사들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내 금융업 종목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0.60p 상승했다. 증권업은 같은 시점에 2.05p 하락했지만 1개월 전에 비해 8.20p 상승하는 등 과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민연금의 주요 금융∙증권주 보유 현황.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국민연금의 주요 금융∙증권주 보유 현황.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금융·증권株, 배당 확대 후 재투자 선순환 유도

이는 당일 정부와 여당이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 35%보다 낮은 25%로 낮추는 것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은 후 나타난 결과다. 당정은 국내 증시에 자금을 더욱 유입시켜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가치 제고를 높이기 위해 배당소득 과세를 손본단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같은 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낮추면 세수 감소, 배당 활성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배당이 보편화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이 배당받을 기회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는 오는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를 열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인하 여부를 논의해 추후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해당 종목들은 공통적으로 배당을 적극 실시하고 있어 배당소득 분리과세 인하의 수혜주로 꼽힌다. 지주사주들은 주로 오너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어 총수일가의 지배력 강화, 배당이익 확대 등 목적으로 배당하고 있다. 금융업 지주사들이 포함된 금융주와, 증권사로 구성된 증권주들은 투자자들에게 배당 이익을 제공하고 재투자를 유도하는 선순환을 노리는 중이다.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 성과를 확대하기 위해 관련 주식을 대량 보유하거나 적극 매매하고 있는 점도 종목별 투자 매력도와 세율 인하 기대감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이 이날 현재 보유 중인 규모 상위 10대 국내 종목에 KB금융(지분율 8.28%), 신한지주(9.13%)가 담겼다.

두산(9.47%), 포스코홀딩스(8.29%), SK(7.68%) 등 주요 그룹 지주사의 지분도 5% 이상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투자자들은 전날 장마감 기준 금융주 753억원, 증권주 131억원씩 순매수하기도 했다.

신한자산운용이 자사 상품인 SOL 코리아고배당 ETF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가 지난 6일 기준 835억원을 돌파한 점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 / 사진=신한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자사 상품인 SOL 코리아고배당 ETF의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가 지난 6일 기준 835억원을 돌파한 점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 / 사진=신한자산운용

◇ 동학개미들도 배당주 주목, 관련 ETF 상품 ‘불티’

개인 투자자들도 배당소득 분리 과세 인하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최근 주식 투자, 회수 과정에서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배당주에 더욱 주목하는 중이다. 배당주는 현금흐름을 키워 노후 준비에 유익한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기도 하다. 개인투자자들이 이 같은 배당주 장점을 고려해, 투자할 ETF를 선택할 때도 구성 종목의 배당 규모, 방식 등을 따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전날 장마감 기준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을 제외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20위권 상장지수펀드(ETF)를 파악한 결과 국내 지주사주나 금융주가 담긴 TIGER 지주회사, SOL 코리아고배당, SOL 금융지주플러스고배당 등 상품이 랭크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12시 40분 기준 코스피 내 금융주 35억원, 증권주 143억원씩 순매수하기도 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 최대세율 25%로 하향 기대감과 현재 장세의 일종의 대피처 대상 수요로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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