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머노이드 로봇 새로운 도전···빅테크와 핵심기술 협력”
오준호 미래로봇추진단장 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
로봇 전신 제어 기술 등 빅테크와 연구개발 협력
산업용 로봇 시작으로 향후 가정 등 영역 확대
내년 성과 기대해도 될지 질문에 “그렇다” 답변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가속화하고, 로봇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공장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산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향후 가정 등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각 영역에서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 다양한 폼팩터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엑츄에이터 등 부품과 핵심 소프트웨어를 내재화하는 동시에 전신 제어 등 핵심기술에선 빅테크와의 협력도 진행 중이다.
오준호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장은 5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로보월드 2025’ 국제로봇심포지엄에서 “시장이 커져야 로봇 기술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건데, 지금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장 필요로 하는 분야는 공장으로 보이며, 가정 영역에선 아직 구체적인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지만 결국엔 여기에서도 앞으로 수요가 발생하며 이쪽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자체적으로 굉장히 많은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술 공급자이면서도, 그 자체가 큰 로봇 고객사이기도 하다”며, “기획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가지지만, 이를 소모할 수 있는 고객사로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을 동시에 가진 이처럼 거대한 그룹은 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은 지난해 말 신설한 미래로봇추진단이 주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시기 지분 인수를 완료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협력해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23년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10.2%를 처음 확보한 이후, 작년 12월 31일 콜옵션 행사로 지분율을 35%로 확대해 최대주주가 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의 이족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전문 기업으로, 100% 자체 기술력을 토대로 협동로봇, 보행로봇, 정밀지향마운트 시스템 등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이자 대표인 오준호 단장은 삼성전자 미래로봇추진단을 이끌며 회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의 다리, 팔, 몸체 등 모든 구동 부위를 움직이게 하는 핵심부품인 엑추에이터를 포함해, 엑추에이터와 여러 센서 등을 제어하고 외부 시스템 연결을 지원하는 모든 미들웨어(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각종 형태의 폼팩터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여기엔 복잡하고 고도화된 움직임으로 극한의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익스트림 모션이 포함되며, 이외에도 고중량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성능에 맞춰진 로봇, 가정 시장을 겨냥한 인간 친화 형태의 로봇 등이 있다.
오 단장은 “로봇 사용자 입장에서 봤을 땐 비즈니스 영역, 가정 영역, 공공 영역 등 다양한 유저 그룹들이 있는데, 각각 로봇에 원하는 수준들이 모두 다르다. 각 수요층이 서로 다른 형태의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로봇 기계적인 관점으로 봐도 어떤 곳에선 아주 복잡한 매커니즘을 요구하는 반면, 물류와 같은 영역에선 간단히 물체를 집고 옮기는 부분에서만 잘해도 충분하다. 수요층에 대한 옵션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휴머노이드 로봇 형태 하나로 규정할 수 없으며, 실제 만들어졌어도, 작동하면서 막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시장에서 큰 도전을 맞고 있다. 돈을 주고 제품을 구매하면 기대치가 있어야 하는데 로봇은 비용에 대한 표준도 없고 어느 정도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없고 누구를 위한 제품이라는 것도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런 것들을 해소하는 것이 기술 공급자 입장에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로봇 전신 제어 기술에선 빅테크 기업과도 협력 중이다. 전신 제어는 로봇의 모든 관절과 부품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구동의 핵심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강화 학습 모델 기반의 예측 능력과 실제 경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으로 제어 성능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오 단장은 “AI를 통해서 몸 전체를 제어하는 기술 등에선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면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작동에 있어서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법들도 충분히 연구하고 있다”며, “그와 별도로 당장 쓸지는 모르겠지만 미래를 내다보고 로봇 손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오 단장이 골드만삭스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1월 발표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에서도 2035년까지 시중에 출시된 제품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2월 같은 기준으로 다시 예측했을 땐 2035년 70만개 이상 출하될 것으로 조정됐으며, 당해 가장 낙관적인 전망에선 1157만개 이상 출하량이 기대된다. 최근 3년 사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크게 바뀐 셈이다.
오 단장은 이날 발표를 마치고 기자가 삼성전자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첫 출시 시점에 관해 묻자, “열심히 연구 개발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내년 시장 진출 본격화에 대한 성과를 기대해도 될지에 대해선 “그렇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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