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2025] 한·미 관세협상 합의···대통령실 “2000억달러 美 직접 투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한국과 미국이 29일 상호 관세 인하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구조에 최종 합의했다. 한미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였던 통상협상이 마무리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고관세 기조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수출·투자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북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연간 200억달러를 상한으로 총 2000억달러를 (미국에) 직접 투자하기로 했다”며 “투자 속도를 조절해 국내 외환시장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2000억달러는 일본이 미국과 합의한 금융 패키지와 유사한 구조지만, 우리는 연간 투자 상한을 명확히 설정해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에 투입된다. 김 실장은 “조선업에 투자하게 되는 1500억달러, 이른바 ‘마스가(MASGA)’는 우리 기업 주도로 추진되며, 직접 투자뿐 아니라 보증도 포함된다”며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고 수주 기회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로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되며, 의약품·목재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는다. 항공기 부품과 제네릭 의약품, 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은 무관세가 적용된다.

김 실장은 “반도체 부문은 우리의 주된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며 “농업 분야에서도 쌀·쇠고기 등 핵심 품목의 추가 개방은 방어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합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안보 분야 협의와 병행해 문안이 거의 마무리됐다”며 “1~3일 내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