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자 후보 대상 인사검증···후보군 10명 육박
행시 42회도 3명 관측···공통점 적고 개성 강해
진영주, 요직·靑파견···권병기·현수엽, 국정위 파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다음 달 보건복지부 실국장 인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장 후보군 중 막내인 행시 42회가 주목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권병기 지원관과 진영주 정책관, 현수엽 국장(가나다순) 중 누가 승진할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18일 복지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정감사 종료 후인 오는 11월 실장급에 이어 국장급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이미 실장 승진자 후보군은 대통령비서실에 전달돼 인사검증이 진행 중인 상황으로 파악된다. 복수의 관가 소식통에 따르면 복지부가 전달한 후보군은 10명에 육박하는 규모로 알려졌다. 단, 의료개혁추진단장을 포함, 복지부 실장급 6자리 중 이번에 공석이 되며 승진 TO가 발생할 자리가 몇 곳이 될지 구체적 내용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사회복지정책실장을 포함, 공석이 되는 실장급은 4자리나 5자리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승진자 후보군에 행시 42회 국장 3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과 진영주 연금정책관, 현수엽 국장이다. 최근 복귀 등 사유로 보직을 받지 못한 상태지만 행시 37회 2명이 복지부에 소속돼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보다 5기수 낮은 관료 3명이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과거 흔치 않았던 상황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청한 복지부 퇴직자는 “현 정부 출범 직후 유력한 실장 승진자로 꼽혔던 모 인사가 의외로 이번 하마평에 빠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로선 42회 추천 순위가 낮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가변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주도한 인사검증 결과가 중요하며 예상치 못한 후보가 의외로 발탁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42회 3인방 역시 누가 발탁될지 점치기 힘들다는 논리로 요약된다. 행시 동기 3명은 공통점이 비교적 적은 편으로 분석된다. 출생년도를 보면 진영주 정책관과 현수엽 국장이 1974년생 동갑이지만 진 정책관은 빠른 74년(2월)생이어서 권병기 지원관과 동일하게 학교를 다닌 것으로 추정된다. 출신지역도 호남(전북 전주)인 권병기 지원관과 영남(부산)인 진영주 정책관 등 각양각색이다. 출신대학은 서울대(현수엽 국장)와 연대(진영주 정책관), 고대(권병기 지원관) 등 공통점이 없다.
엘리트 관료 척도인 청와대 파견 경력은 진영주 정책관만 보유하고 있다.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으로 파견돼 근무한 것이다. 당시 진 행정관이 복지부로 복귀한 시점이 2016년 11월이었기 때문에 청와대 파견 기간은 44개월로 집계됐다. 반면 청와대 파견 경력이 없던 권병기 지원관과 현수엽 국장은 현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돼 활동했다. 과장급 시절부터 보면 상대적으로 현수엽 국장과 진영주 정책관이 돋보인다. 현 국장은 홍보기획담당관과 보험약제과장, 장관 비서관, 보험정책과장 등 요직을 섭렵했다. 진 정책관의 경우 앞서 거론한 청와대 행정관과 인사과장, 보험정책과장이 눈길을 끈다.
국장급 승진은 사실상 차이가 없다. 진영주 정책관과 현수엽 국장은 2022년 9월 30일자로 고위공무원을 달았다. 각각 복지부 건강정책국장과 대변인으로 발령받은 것이다. 권병기 지원관은 같은 해 10월 15일자로 질병관리청 건강위해대응관으로 임명돼 고위직으로 올라섰다. 국장 활동 기간에는 진영주 정책관이 앞서 나갔디는 분석이다. 지난해 7월 연금정책관으로 임명돼 올 3월 국회 본회의에서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는 성과를 올렸다. 이같은 성과를 공동으로 달성한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은 현 정부 출범 후 제1차관에 발탁됐다.
객관적 분석을 위해 복지부 핵심요직인 3대 과장과 빅4 국장 경력을 보면 3인방 중 유일하게 진영주 정책관만 역임한 사실이 확인된다. 3대 과장은 보험급여과장과 국민연금재정과장, 인사과장을 지칭한다. 빅4 국장은 보건의료정책관과 건강보험정책국장, 연금정책관, 복지정책관이다. 진 정책관은 인사과장에 이어 연금정책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물론 권병기 지원관과 현수엽 국장은 국장 보직을 2-3개 역임했기 때문에 만약 이번에 승진하지 않는다면 향후 빅4 국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두 관료는 업무 외적인 측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권 지원관의 경우 외모부터 과묵하고 조용한 성격이 읽혀진다. 책임감을 갖고 일하는 그는 도전적이고 진취적 업무스타일로 유명하다. 후배 직원들에게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복지부 퇴직자는 “권 지원관은 고대를 졸업했다는 자부심이 강하지만 속마음을 외부로 표출하지 않는다”라며 “과거 보듬회란 모임에서 장애인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격이 쿨한 현 국장은 선배들을 확실하게 우대하며 후배 직원들은 출신을 가리지 않고 공정하게 다루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과거 복지부가 서울 계동 현대사옥에 입주해 있을 당시 전재희 장관 비서관이었던 그는 전 장관이 저녁 8시 경 퇴근할 때 따라 내려와 90도로 인사하는 모습이 목격되곤 했다. 회식을 마다하지 않는 등 후배 직원들과 스킨쉽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전해졌다.
결국 3대 과장과 빅4 국장, 청와대 파견을 역임한 진 정책관과 최근 국정기획위에 파견된 경력이 강점으로 꼽히는 권 지원관, 현 국장이 대조적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정권인수위원회를 대체한 현 정부의 국정기획위 파견은 청와대 파견에 비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분석된다. 익명을 요청한 관가 소식통은 “인사검증에서 중시하는 세평도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복지부 고위직 인사는 상당히 흥미로운 결과가 나올 수 있어 수시로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