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비서관 후보자 복지통···보건보다 복지 중심 가능성
임대식 불명확, 김영학 정식 파견···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주목
국정위에는 권병기·현수엽 파견···60일간 활동 상황 관심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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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건복지부가 최근 대통령비서실과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한 관료들이 주목받고 있다. 정권 초기 대통령실과 인수위원회 성격을 갖고 있는 국정위에서 근무한 관료들이 향후 요직에 발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복지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의료와 복지, 연금 업무를 진행하는 대통령실 조직은 정책실 산하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실이다. 현재 사회수석비서관은 문진영 전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다. 문 수석은 2022년 20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포용복지국가위원회에서 이재명 후보 복지공약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당시 문 수석은 18세 이상 아동·청소년 수당 지급을 포함, 육아휴직 부모 쿼터제 등 7대 아동정책 공약을 구상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아동수당 확대 등을 재차 공약한 바 있다.

문진영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 사진=연합뉴스
문진영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 사진=연합뉴스

현재 보건복지비서관은 공석으로 파악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현재 대통령실에서 근무하는 복지 분야 전문가를 비서관 유력후보로 추정한다. 이같은 하마평을 토대로 이재명 정부 정책기조가 보건의료보다는 복지 분야에 중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과거 문재인 정부가 사회정책비서관(현 보건복지비서관)에 복지부 출신이 아닌 인사를 주로 기용한 것과 같은 맥락이 현 정부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문 정부에서는 이진석, 민형배, 류근혁, 여준성 비서관이 활동했다. 이중 류근혁 비서관만 복지부 출신 정통행정관료였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보건복지비서관에 박민수와 고득영 당시 복지부 기획조정실장을 잇달아 발탁한 사례에서 확인되듯 수석이나 비서관 중 한자리는 복지부 출신이 임명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미 사회수석에 교수 출신이 임명된 데 이어 보건복지비서관도 非복지부 출신이 발령받으면 복지부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경우 새로운 복지부 관료가 파견되거나 기존 임대식 행정관이 임명될 수 있고 또 다른 非복지부 출신 인사가 임명될 수 있다.

누가 임명되든 쉽지 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그리고 보건복지비서관 유력후보 등 보건의료에 익숙지 않은 상사들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며 때로는 교육도 해야 하는 보직으로 분석된다. 복지부 퇴직자는 “의료대란 등 현안이 많아 아침 7시부터 밤까지 긴장 속에서 근무해야 하는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비서관실에는 비서관 유력후보와 국회 보좌관 출신 H행정관, 임대식 행정관, 김영학 행정관 등이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임대식 행정관의 경우 지난해 12월 초순 차전경 선임행정관 후임자로 발령받아 대통령실에 입성한 후 근무하다 이달 4일 복지부로 복귀했다. 하지만 당장 일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사유로 다시 대통령실에 파견돼 근무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계엄 직후 대통령실에 입성한 그는 근무기간이 6개월이라는 사유로 승진하지 못한 채 복지부로 복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선 임시 근무인지 비서관실 정식 파견인지 확인이 쉽지 않다. 

반면 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장으로 근무하던 김영학 서기관은 지난해 4월 대통령실로 파견돼 바이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활동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 부이사관(3급)으로 승진한 후 역시 이달 4일 복지부로 복귀했다가 이번에는 보건복지비서관실로 파견돼 일하고 있다. 이에 이번 대통령실 파견은 임시 근무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인사적체가 심한 복지부 상황에서 행시 49회 이후 부이사관은 김영학 행정관(49회)과 역시 윤석열 대통령실 저출생대응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임강섭 복지부 보건의료진흥과장(50회) 2명 뿐이다. 공교롭게 임대식 행정관, 김영학 행정관, 임강섭 과장 모두 고대 동문이다. 1979년생 김 행정관은 명덕외고와 고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역대 대통령실 파견 관료들은 복지부 복귀 과정에서 한 단계 승진이나 핵심보직 발령으로 고된 근무에 대한 보상을 받기도 했다. 단, 대통령실 파견이나 근무는 물론 복지부 복귀 과정에서도 관운은 따르게 된다. 복지부 행시 49회 선두주자인 강준 의료개혁총괄과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지만 부이사관 승진을 하지 못한 채 복귀한 바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대통령실과는 다소 성격이 다른 기구가 정권인수위원회다. 정권 출범을 앞두고 복지부에서 인수위로 파견나간 관료들은 대부분 정권 내내 요직을 섭렵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현 정부는 문 정부와 동일하게 인수위와 유사한 기구를 설치했는데 바로 국정기획위원회다. 국정위에서 보건의료와 복지 업무는 이찬진 변호사가 분과장을 맡고 있는 사회1분과가 담당한다. 알려진 대로 이찬진 분과장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한 인물이다. 

이같은 사유로 복지부에서 국정위로 파견가는 관료가 주목됐는데 결국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과 현수엽 전 인구아동정책관, 이관형 서기관이 확정됐다. 참고로 과거 인수위와 동일하게 권병기 지원관 등 관료 3명은 정식 파견이 아니라 현직을 유지하면서 국정위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북 전주 출신으로 1973년생인 권병기 지원관은 영생고와 고대 행정학과에서 수학했다. 응집력이 강력한 복지부 전북인맥에서 그의 위치는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시 42회로 관가와 인연을 맺은 권 지원관은 보육정책과장과 장애인정책과장, 복지정책과장, 질병관리청 건강위해대응관, 첨단의료지원관을 역임했다. 

1974년생 현수엽 국장은 권 지원관의 행시 동기다. 세화여고와 서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그는 복지부 홍보기획담당관과 보험약제과장, 전재희 장관 비서관, 응급의료과장, 한의약정책과장, 보육정책과장,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 보험정책과장, 대변인 등을 거쳤다. 익명을 요청한 복지부 퇴직자는 “권 지원관과 현 국장은 능력이 있음에도 그동안 발탁 기회를 얻지 못했는데 이번 국정위 파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반가워했다.

성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관형 서기관은 행정안전부 출신 관료다. 보험정책과에서 근무하다 국정위 파견이 결정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최근 조직을 구성하거나 업무에 착수한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이나 국정위에서 복지부 파견 관료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지 주목된다. 대통령실의 경우 보건복지비서관과 선임행정관 확정자가 누굴지 복지부 직원들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정치권 소식통은 “철저하게 능력과 실력이 검증된 인력만이 근무하는 대통령실은 정권 초기 업무량이 많을 것”이라며 “국정위는 60일이라는 한정된 기간 운영하는 조직인데 두 국장이 어떤 활동을 진행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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