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과 강민규는 여가부·교육부로 옮겨···염민섭은 명퇴 후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 취임
임호근, 인구정책실 업무 전문성으로 기회 전망···전주 출신 권병기·고형우, 차세대 주자 예상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보건복지부의 호남 출신 고위직 관료들이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차세대 주자로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태어난 능력 있는 관료들이 꼽히고 있다.
15일 복지부에 따르면 올 들어 일부 호남 출신 고위직 관료들이 다른 정부중앙부처로 옮기거나 명예퇴직했다. 우선 김기남 복지부 사회서비스정책관이 2월 하순 여성가족부로 전입, 기획조정실장에 승진 임명됐다. 1970년 전남 곡성에서 출생한 김 실장은 서울 숭문고와 고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41회로 복지부에서 활동해왔다. 이어 6월 하순에는 강민규 보육정책관이 교육부로 전출했다. 광주 출신 강민규 전 정책관은 광주 서석고와 조선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교육부에서 영유아정책국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7월에는 염민섭 노인정책관이 명예퇴직하고 한국보건의료정보원장에 취임했다. 1965년 광주에서 태어난 염 원장은 복지부 전남대 행정학과 삼총사 중 최고 선배다. 익명을 요청한 관가 관계자 A씨는 “염 원장은 조규홍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아 인원 수가 증가하며 성장하는 한국보건의료정보원 책임자에 임명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공백을 메꾸기 위해 호남 출신 관료들이 복지부로 복귀했다. 2월에는 배경택 건강정책국장이 일본에서 귀국해 업무를 개시했다. 전남 영암이 고향인 그는 서울 상문고와 서울대 신문학과(89학번)를 졸업, 외무고시(30회)에 합격한 후 외교부를 거쳐 복지부에서 활동했다. 배 국장은 현재 공석인 인구정책실장과 질병관리청 차장, 그리고 향후 출범 예정인 인구전략기획부 실장 등 다양한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강민규 국장과 맞트레이드 격으로 교욱부에서 근무하던 정영훈 한의약정책관도 6월 복지부에 복귀해 보직을 받았다. 1966년 전남 함평에서 태어난 그는 광주 살레시오고를 졸업한 후 행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한 인물이다.
현재 복지부 호남 출신 고위직 중 최고령 관료는 정영훈 정책관과 동갑인 이형훈 정신건강정책관(광주), 정은영 보건산업정책국장(여수)이다. 이 정책관의 경우 인구실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인선 결과가 주목된다. 만약 이번 승진에서 탈락한다면 연말이나 내년 초 신임 복지부 장관이 부임한 후 고위직 개편에서 실장 승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선 고득영 대통령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 후임자 등 1-2명 실장 TO가 발생할 전망이다.
이처럼 1966년생을 정점으로 분포한 복지부 호남 출신 고위직은 향후 1970년대생을 중심으로 세대교체될 전망이다. 꼽히는 후보군은 임호근 사회서비스정책관과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 고형우 첨단의료지원관(행시 기수 순) 등이다. 우선 광주 출신으로 알려진 임호근 정책관은 1972년생이다. 광주일고와 서강대 정외과를 졸업한 그는 행시 41회로 복지부에 들어온 후 응급의료과장과 기획조정담당관, 인사과장, 복지정책과장, 사회서비스정책관,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국장을 거쳤다.
외부 파견 기간이 길었고 사회서비스정책관만 두 번째 역임하고 있다. 고위직 승진 후 수행한 업무가 현 시점 기준 인구정책실에 편중된 경향이 있지만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등 변화하는 상황에서 여러 기회가 부여될 전망이다. 관가 관계자 B씨는 “임 정책관이 인구정책실 업무에 능통한 것은 향후 대통령실이나 인구전략기획부 파견 가능성 등을 내포하고 있다”며 “저고위에 파견돼 수행한 저출산 관련 업무 경험은 그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973년생 권병기 지원관은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영생고를 다녔다. 고대 행정학과에서 수학한 그는 행시 42회로 공직에 입문한 후 보육정책과장과 장애인정책과장, 복지정책과장 등을 거쳐 2022년 10월 질병청 건강위해대응관에 임명되며 고위직을 달았다. 이후 복지부 필수의료지원관과 첨단의료지원관을 역임했다. 현재 필수의료지원관 근무가 두 번째다.
지난 6월 고위직으로 승진한 고형우 지원관은 1969년생이다. 역시 전주 출신인 그는 전라고와 성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43회로 관가에 들어온 후 대통령비서실 고용복지수석 여성가족비서관실 행정관과 보험약제과장, 사회보장총괄과장, 의료보장관리과장, 보건의료정책과장,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심의위원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관가 관계자 C씨는 “그동안 복지부 호남인맥은 우수한 자원을 토대로 장차관 등 다수 고위직을 배출해왔다”며 “후배들이 각자 위치에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과 행정을 진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