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용산·성남과 인연···용산에 대통령실, 성남서 시장
용산파 정은경은 장관 발탁···정경실 단장은 차관 하마평
성남파 양성일은 장관 불발···김혜진 실장 거취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전현직 보건복지부 고위직 중에서 서울시 용산구와 경기도 성남시에 부동산을 소유했거나 거주한 관료들이 주목된다. 표본은 적지만 현 정부 출범 후 용산과 인연 있는 관료들이 다소 앞서는 것으로 분석돼 눈길을 끌고 있다.
26일 복지부에 따르면 규정상 고위공무원 가급(구 1급) 이상 관료만 부동산 등 재산을 공개하고 있어 거주지 추정이 가능하다. 단, 일부 고위직 사례가 복지부 주변에 알려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세종특별자치시 모 아파트에는 전병왕 전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과 손호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이 거주한다. 인근 아파트에는 임을기 노인정책관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주목받는 지역으로는 서울시 용산구나 경기도 성남시가 꼽힌다. 용산은 윤석열 정부 당시 청와대에서 대통령실을 이전한 지역이다. 현재도 임시지만 대통령실이 용산에 있다. 역시 임시지만 이 대통령과 영부인 김혜경 여사가 거주하는 관사도 용산구 한남동에 소재해 있다. 청와대 입주 전에는 최고권력 본거지가 용산이다. 반면 성남시는 이 대통령이 과거 시장을 역임했고 인천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하기 전까지 거주했던 지역이다.
우선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용산에 소재한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 2022년 3월 관보에 따르면 정 장관은 당시 용산구 후암동 브라운스톤 남산아파트 166.56㎡를 갖고 있었다. 공동 소유한 배우자와 합친 전체 가격은 9억 9600만원이었다. 현 정부 출범 후 복지부 제2차관 하마평에 올랐던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도 용산파로 분류된다. 정 단장은 지난해 말 기준 배우자인 최정운 감사원 국민감사본부장과 공동으로 용산구 이촌동 이촌아파트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59.82㎡ 규모인 아파트 공시지가는 10억 3500만원이다.
고득영 전 대통령비서실 보건복지비서관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에 전세로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2021년 말에도 역시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을 요청한 그의 지인은 “최근 고 비서관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잘생긴 두 아들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며 “31년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민간인이 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남시에도 일부 전현직 복지부 관료들이 거주했거나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2022년 5월 정권교체로 물러났던 양성일 전 복지부 제1차관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아파트를 소유한 것으로 관보에 기재된 바 있다. 올 4월 출범한 ‘성장과 통합’에서 복지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복지부 장관으로는 발탁되지 못했다. 최근 공직생활을 마감한 박민수 전 복지부 제2차관은 재산 현황만 보면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오피스텔에 전세 거주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혜진 기획조정실장도 성남과 인연이 있다. 김 실장은 배우자와 공동으로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판교원마을 118.91㎡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시지가는 10억 8300만원이다. 이밖에 진영주 복지부 연금정책관이 성남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용산과 성남에 부동산을 소유했거나 거주했던 전현직 복지부 고위직 관운이 최근 엇갈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 공직에 남아있는 고위직이 향후 어느 시점 발탁될지 주목된다.
관가 소식통은 “이 대통령과 관계 있는 용산과 성남에 거주하거나 인연 있는 관료들을 보니 흥미로운 결과가 도출됐다”며 “풍수지리를 신뢰하지 않지만 참고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고위 공직자가 되려는 관료는 부동산 등 재산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재산 공개 기준을 고위공무원 가급에서 나급(구 2급)으로 확대하고 혹시라도 재산 누락이 확인되면 강력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