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장관에 정은경 무게···대선 기여도 감안
차관 후보 고득영+6명 실장···이재명 실용주의 주목
식약처장, 전문가·OB 거론···박실비아·신영기·최성락·정용익

그래픽=시사저널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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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최근 이재명 정부 출범에 따른 조각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차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인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외부 영입 가능성이 관측됐던 복지부 차관에는 부 출신이 거론되며 식약처장은 하마평만 무성한 상황이다. 

14일 관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는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에 무게중심이 실려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부산시의사회가 중증 외상 전문의인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을 복지부 장관 후보로 추천했지만 현재로선 정 전 청장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복지부와 질병청 근무 경력에 더불어민주당의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것이 감안됐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 4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에 복지부 직원들 관심은 차관에 누가 발탁되느냐로 쏠려 있는 분위기다. 당초 복지부 안팎에서는 정권교체에 따라 차관 2명 중 최소 1명 외부 인사 영입설이 확산됐었다. 하지만 차기 장관 유력후보로 정 전 청장이 꼽히면서 외부보다는 내부 출신 인사가 그를 보좌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복지부 차관 하마평에 고득영 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 보건복지비서관과 6명 실장이 오른 상태다.

이달 4일 복지부로 복귀한 고득영 전 비서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2022년 10월부터 32개월간 보좌한 경력으로 인해 당초 명예퇴직 가능성이 관측됐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과 성과, 능력’이라는 인사 원칙을 강조함에 따라 그가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생활에서 성과를 올리며 능력을 보여줬다면 출신이나 과거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이재명식 실용주의를 실현하는 본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본적 업무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면 32개월은 커녕 대통령실 파견 검토도 되지 않는 것이 관료사회 현실이다. 정 전 청장과 서울대 동문(정-의대, 고-사회복지학과)이며 나이도 한 살 차이(정-1965년생, 고-1966년생)이고 학번도 한 기수(정-83학번, 고-84학번) 선후배 사이여서 보좌에 적격이라는 설명이다. 복지 업무 경험이 없는 정 전 청장을 보좌하는데 고 전 비서관 만한 인물이 없다는 분석도 있다. 온화하고 진중한 전형적 충청도 선비 스타일이 돋보인다. 

6명 복지부 실장 역시 유사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당초 이들 중 일부는 여러 사유로 물갈이되고 일부만 생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전 청장 유력설로 인해 서열을기준으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으로 바뀐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복지부 실장급 물갈이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정호원 대변인, 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 김혜진 기획조정실장,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 / 사진=복지부, 연합뉴스
왼쪽부터 보건복지부 정호원 대변인, 은성호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 정윤순 보건의료정책실장, 김혜진 기획조정실장, 정경실 의료개혁추진단장, 이스란 사회복지정책실장. / 사진=복지부, 연합뉴스

식약처장의 경우 현재로선 하마평만 무성하다는 것이 소식통들 전언이다.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 숫자가 적으며 식약처 관료 출신도 포함돼있어 언론에 노출된 빈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식약처 업무 특성상 약사 등 의약품 전문가, 식품 전문가, 처 출신 관료에 대한 국민들 관심이 복지부만큼 높은 상황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본인 의사와 관계 없이 하마평에 오르는 경우도 상당수로 알려졌다. 

우선 박실비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이 국회를 중심으로 차기 식약처장 하마평에 오른 상황이다. 1968년생인 그는 서울대 약대 86학번이다. 박 연구위원은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을 전공한 후 1995년부터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전신인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에서 활동했다. 이후 진흥원에서 의약품산업정책을 연구했으며 2006년에는 보사연으로 옮겨 의약품정책을 주로 연구한 것으로 파악된다. 보사연에서 식품의약품정책연구센터장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보건의료관리연구원과 진흥원에서 박 연구위원과 같이 근무했던 진흥원 퇴직자는 “팀은 달랐지만 그를 잘 안다”며 “국무위원으로 활동할 만큼 충분한 능력과 실력을 갖춘 전문가”라고 말했다. 

신영기 서울대 교수는 의대를 졸업한 후 약대 교수로 활동하는 인물이어서 눈길을 끈다. 서울대 대학원에서 분자병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2004년부터 서울대 약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 총괄선거대책본부의 정책본부 정책소통단 부단장으로 활동하며 이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그는 신약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에이비온’ 대표도 맡고 있어 여러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같은 외부 전문가 그룹과 함께 그동안 식약처에서 활동했던 전직 관료들도 처장에 거론되고 있다. 최성락 전 식약처 차장도 포함된다. 1964년생으로 전남 무안 출신인 그는 광주고와 성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행정고시 33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1990년 보건사회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최 전 차장은 식품분야와 인연이 많았다. 복지부 식품정책과장과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약처) 식품본부 유해물질관리단장, 식약청 식품안전국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7년 8월 7년 만에 식약처로 복귀해 2인자로 활동했다. 당시 현안이었던 ‘살충제 계란’ 파동을 해결하기 위해 강행군했던 그는 ‘식품통’이란 별칭으로도 불리운다.

행시 43회로 공직에 입문했던 정용익 전 식약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산업자원부, 국무조정실, 특허청, 식약처에서 다양한 업무를 거친 정통행정관료였다. 1968년 경북 안동 출생으로 서울 강서고와 고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산업 진흥과 규제를 모두 경험하며 정책 감각을 키웠다. 식약처 재직 시에는 한미 FTA 최대 난제로 꼽히는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를 무리없이 도입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 시행, 혁신진단의료기기 조직 신설 등 성과도 눈에 띈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후보 총괄선거대책위원회 특보단 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특보단 모집은 물론 시민사회 소통과 정책제언을 이뤄내 정책 전문가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관가 관계자는 “복지부 차관과 식약처장은 성격이 일부 다르지만 업무영역이 넓고 다양해 전문 식견과 경험이 필요한 보직”이라며 “이미 복지부 차관은 가닥이 잡힌 것으로 판단되며 식약처장은 전문성과 리더쉽이 요구돼 정부가 신중하게 인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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