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포함 친환경차 비중 12.1%···경유차 900만대 붕괴
전기차 구매 10명 중 6명 30·40대···20대 구매 증가율 123%↑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80만대를 넘어섰다. 내연기관차의 감소세가 뚜렷해지면서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전환이 한층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9일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등록 전기차는 총 82만2081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63만5847대)보다 약 29% 증가한 수준이다.
◇ 친환경차 ‘10대 중 1대’ 시대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지난 2020년 3월 10만대를 돌파한 뒤 3년6개월 만인 2023년 9월 50만대를 넘어섰다.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 10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또 다른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는 237만5009대로, 전년 동기(183만6631대) 대비 29.3% 늘었다. 이로써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합친 친환경차의 시장 비중은 전체 등록 차량 2643만4692대 가운데 12.1%를 차지했다. 지난 2015년 0.9%, 2020년 3.3%에 불과했던 친환경차 비중이 불과 5년 만에 10대 중 1대 이상으로 확대된 셈이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정체 또는 감소세다. 휘발유차는 1240만1663대로 전년 대비 0.02% 증가하는 데 그쳤고, 경유차는 876만8995대로 5% 줄었다. LPG차도 184만5186대로 0.29% 감소했다. 특히 경유차는 올해 2월 등록 대수가 폐차 대수보다 적어지면서 누적 900만대가 무너졌다.
◇ 전기차 소비 주력층 ‘3040’
전기차 구매의 중심축은 30·40대로 옮겨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층의 61.7%가 30·40대였다. 올해 1~9월 개인이 구매한 전기 승용차는 11만1218대로, 이 중 40대가 3만9018대(35.1%), 30대가 2만9561대(26.6%)를 차지했다.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대 이하 비중은 5.6%에 불과했지만, 구매 증가율은 123.3%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반면 50대는 20.7%(2만3019대), 60대는 9.5%(1만587대), 70대 이상은 2.5%(2822대)에 그쳤다.
선호 차종은 세대별로 확연히 달랐다. 테슬라 모델Y는 30·40·50대에서 가장 인기였고, 20대는 기아 EV3, 60대 이상은 현대차 아이오닉5를 선호했다. 전기차 시장이 브랜드 충성도보다 ‘연령대별 라이프스타일’ 중심으로 세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정부, 2035년 내연차 판매 제한 검토
정부는 친환경차 전환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24일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송부문 토론회’에서 정부는 2035년부터 내연차 판매 제한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제시된 4가지 감축 시나리오 가운데 61%·65% 감축안은 대부분의 차량을 무공해차로 전환해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사실상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전제로 한 안이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세제·보조금 등 선제적인 지원책을 병행해 국내 완성차 업계가 중국산 전기차의 급속한 시장 잠식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