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0여개 기업·기관과 손잡고 K-車반도체 기술 역량 강화
車 반도체 시장 5년 뒤 200조원 규모 전망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모비스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시대를 맞아 차량용 반도체 기술 강화와 소프트웨어(SW) 인재 육성에 나선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를 비롯해 전세계 완성차 기업들이 SW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대모비스도 이에 발맞춰 기술력을 높여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완성차와 반도체 업체, 연구기관 등 20여곳과 손잡고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민간 주도로 차량용 반도체 산업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유럽·북미 등 해외 업체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이번 협력은 국산화 확대와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개발 주기가 길고 품질 인증이 까다로워 진입 장벽이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으로, 지난해 세계 100대 차량용 반도체 기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5곳뿐이었다. 이들의 점유율 역시 3~4%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생태계 확장을 통해 연구개발 속도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박철홍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어기와의 상호 최적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기업들의 차별화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제어기에 특화된 사양을 정의하고, 동시에 실차 기반 검증을 지원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 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연구개발 속도가 단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어기에 탑재하는 각종 시스템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수량으로는 2000만개에 이른다.
또한 협력사와 연구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며 국제표준 ISO 26262 인증을 기반으로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테크놀로지와 동운아나텍은 현대모비스와 공동 개발을 마치고 차세대 램프·구동 반도체 양산을 앞두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조사기관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9% 이상 성장해 2030년 약 1380억 달러(약 2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동화용 반도체 등 현대모비스의 핵심 품목이 전체 시장의 7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 현대모비스는 모빌리티 SW 분야 실무형 인재 육성과 협력사 취업 연계를 동시에 지원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구직자에게는 체계적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즉시 현장 투입 가능한 인재를 공급해 모빌리티 SW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1기 교육생 규모는 총 300명으로, 구직자 200명과 협력사 재직자 100명이 최종 선발됐다. 구직자 모집 과정에서는 30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 수요를 반영해 맞춤형 인재를 선발, 40개 협력사가 참여해 모빌리티 SW 우수 인재 확보 경쟁에 나선다.
교육생들은 앞으로 6개월간 모빌리티 특화 SW 교육을 받게 된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축적한 SW 역량을 바탕으로 실무 중심 커리큘럼과 현업 프로젝트 기반 실습을 진행,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전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앞서 SW 알고리즘 경진대회, 해커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생과 일반인까지 참여 기회를 확대한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차세대 차량용 반도체, SDV 솔루션 등 모빌리티 핵심 기술 경쟁력과 이를 뒷받침할 인재 육성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