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조228억·삼성 1조1900억·LG 9800억
LG·한화 등도 앞당겨 지급해 재정 불확실성 해소
유통기업도 가세···작년보다 집행 규모·속도 확대

/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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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기업들이 납품·물품대금을 앞당겨 풀며 협력사의 자금 숨통을 틔운다. 현대차그룹과 삼성, LG, 한화에 더해 CJ·신세계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에 풀리는 현금은 약 5조원에 이른다. 명절에 몰리는 자금 수요를 앞당겨 해소해 협력사의 재정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 운영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납품대금 2조228억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20일 앞당겨 지급한다. 대상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현대트랜시스·현대위아·현대오토에버 등 주요 계열사와 거래하는 6000여개 협력사다. 1차 협력사에도 2·3차 협력사 납품 대금을 조기 지급을 하도록 권고해 ‘현금 파이프’를 말단까지 연결한다. 

현대차그룹은 매 설·추석마다 납품대금 선지급을 이어왔다. 작년 추석에는 2조3843억원, 올해 설에는 2조446억원을 앞당겨 풀었다.

삼성그룹은 13개 관계사가 1조1900억원을 최대 12일 선지급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삼성SDI·삼성SDS·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중공업·삼성E&A·삼성웰스토리·제일기획·에스원이 참여한다. 

삼성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대금을 월 3~4회 주기로 지급해왔다. 이번 명절에는 규모를 작년 추석 대비 3200억원 확대했다. 

사내에선 ‘추석 맞이 온라인 장터’도 연다.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 83곳이 한우·과일 등 101종 제품을 판매한다. 삼성 임직원들은 작년 설과 추석 명절 때 약 30억원, 올해 설에도 15억원에 가까운 상품을 구매하며 지역 경기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LG그룹은 LG전자를 비롯해 LG이노텍·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LG유플러스·LG CNS·D&O 등 8개 계열사가 9800억원을 최대 14일 앞당겨 지급한다. 지난 설에도 1조5000억원을 앞당겨 풀며 결제 사이클을 당겼다. 사업장 인근 취약계층을 돕는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한화그룹은 2620개 협력사에 3035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한화오션 143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763억원, 한화시스템 357억원 등 업황·프로젝트 규모가 큰 계열사를 축으로 현금이 풀린다. 지난해 추석 약 1900억원, 올해 설 약 1700억원에서 명절마다 대금 지급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유통 대기업도 동참한다. CJ그룹은 3000억원을, 신세계그룹은 2000억원을 각각 최대 2주~한 달, 최대 15일 앞당겨 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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