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 마운자로 유통 시작···두 약제 처방 흐름 관심
위고비 우위론, 시장 선점·가격경쟁력···시작 기준 저렴
마운자로, 체중 감량 효과···당뇨 적응증과 위고비 이월 환자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한국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처방을 개시함에 따라 기존 노보 노디스크제약 ‘위고비’와 승부 결과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가 당초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처방이 개시된다고 밝힌 시점은 이날(21일)이다. 하지만 이미 전날 한국릴리와 거래하는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마운자로 유통을 개시하면서 일부 의료기관은 예약환자를 중심으로 처방을 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릴리가 지난 14일 출시한 마운자로는 주 1회 투여하는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펩타이드(GIP)·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이중작용제다. 마운자로 최대 강점은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올해 유럽비만학회에서 발표된 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성인 비만 환자 751명 대상 임상시험 결과 투약 72주 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확인됐다. 참고로 위고비는 13.7%로 도출됐다. 이같은 장점을 보유한 마운자로가 본격 유통과 처방을 개시한 반면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위고비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어 두 비만약의 정면 대결이 시작됐다. 현재로선 마운자로와 위고비 장점이 적지 않고 국내 비만 환자들도 고민하고 있어 향후 어느 약제 처방이 우위를 보일지 예상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분석된다. 엇갈리는 부분도 파악된다.
우선 지난해 10월 출시됐던 노보 노디스크제약 위고비가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올 1분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위고비 점유율이 70%를 넘는 등 시장 선점 효과가 이미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국릴리가 업계 예상보다 이른 시점인 이달 국내 시장에 마운자로를 선보인 것은 위고비 영향력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당초 마운자로의 경우 당뇨 적응증에 따른 급여와 약가 작업 등 현안이 있음에도 저용량부터 출시를 강행했다는 관측도 제기되는 형국이다. 국내 제약사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비만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하루라도 빠른 출시 전략의 중요함을 증명하고 있다.
시장 선점 효과와 함께 위고비 강세를 점칠 수 있는 근거는 가격 경쟁력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으로 노보 노디스크제약은 한 달분 기준으로 37만 2000원이던 국내 위고비 공급가격을 이달 14일 용량에 따라 13~42% 인하했다. 초기 한 달 투여분인 0.25㎎은 21만 6000원, 0.5㎎은 22만 7000원, 1.0㎎은 24만 9000원, 1.7㎎은 32만 4000원으로 알려졌다. 마운자로는 저용량만 출시됐는데 현재로선 저용량 기준으로 위고비가 저렴하다는 분석이 상당수로 파악된다. 마운자로 출고 가격은 한 달분 기준으로 2.5㎎ 27만 8000원, 5㎎ 36만 9000원으로 알려졌다. 즉 시작용량만 보면 위고비가 다소 저렴하다는 의미다.
비만 치료제를 판매하는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마운자로 출시를 앞두고 노보 노디스크제약이 저용량에 초점을 맞춰 위고비 가격을 인하한 배경을 봐야 한다”며 “10개월간 국내 시장을 주도한 자신감을 토대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처방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국릴리도 마운자로 출고 가격을 준비했는데 시작용량을 기준으로 위고비에 비해 높은 구조가 됐다. 이같은 가격대는 제약사 출고가이기 때문에 의료기관이나 약국에서 판매하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다.
이미 두 제약사 출고가까지 공개된 상황에서 의료기관·약국도 일방적으로 높은 판매가를 결정하는 구조가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비만 치료 핵심이 체중 감량이므로 상대적 효과 차이를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 마운자로 우위론 근거로 판단된다. 앞서 언급대로 20%가 넘는 체중 감소 효과는 국내 비만 환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최대 장점이다. 제2형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확보한 것도 마운자로 장점으로 꼽힌다.
기존 위고비에 적응하지 못한 비만 환자들이 마운자로 처방을 희망하는 경우도 예상된다. 익명을 요청한 한국비만학회 관계자는 “두 약제 모두 비급여이고 공통점이 많은 상황에서 위고비에 맞지 않는 환자들이 마운자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위고비에서 마운자로로 넘어가는 환자들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경쟁 상황에서 당분간 한 약제 우위가 두드러지지 않은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모 상급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는 “두 약제 장점이 서로 상충되고 의사나 환자들 선호도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분간 두 약제 처방은 엇비슷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 비만藥 ‘위고비’는 국내업체와 협력··· ‘마운자로’는 독자진행?
- 비만藥 ‘마운자로’ 급여·약가, 국내 업계에 어떤 영향 줄까
- 국내 비만藥 시장서 ‘위고비’ vs ‘마운자로’ 대결 언제 가시화될까
- 비만藥 ‘위고비’ 품귀에 ‘마운자로’ 주목···유통업체는 ‘보령’?
- 37만원 출하된 ‘위고비’ 판매가 논란···“폭리” vs “남는 것 없다”
- 비만 치료제 전성시대···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승부수는?
- 노보+종근당 ‘위고비’ vs 릴리+국내사 ‘마운자로’ 구도 될까
- 노보 ‘오젬픽’ 출시···국내 당뇨藥 시장에 어떤 여파 줄까
- 한미약품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당뇨’ 제2의 마운자로 될까
- ‘마운자로’ 고용량 곧 출시···매출에 얼마나 영향 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