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노보·종근당 공동판매···사전 조율로 효율적 진행
상반기 매출 2100억, 종근당 증가분 주목···수익성은 부진
마운자로 독자 영업 관심···당뇨 급여 맞물려 변화 가능성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노보 노디스크제약과 종근당이 ‘위고비’를 공동판매하는 구도가 구축됨에 따라 한국릴리도 향후 국내 제약사와 ‘마운자로’를 코마케팅할 지 주목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최근 한국노보 노디스크제약과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의 공동판매 개시 시점은 10월 1일이다. 종근당은 두 제약사가 공동으로 위고비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하되 사전 조율을 통해 효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한 의료기관에 두 제약사가 공동 출입하는 경우는 없도록 한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의약품을 공동판매할 때 사전 조율이 부족하면 처방전이 많이 나오는 특정 의료기관을 놓고 제약사간 경쟁이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위고비 공동판매에 따라 우선적 관심은 향후 종근당 매출 증가분에 쏠리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10월 국내 출시됐던 위고비는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올 2분기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 1위를 기록한 품목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위고비 매출은 21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일단 산술적으로 3개월 동안 종근당의 1000억원 매출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소식통은 “종근당이 위고비에 적응하는 시간을 감안해도 수백억원대 매출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위고비에 적응한 후에는 영업력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종근당 매출 증가는 지난해 1조 5864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 8358억원을 달성한 현재 상황에서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종근당은 2023년 말 상실한 ‘케이캡’ 매출 공백을 역시 도입품목이나 공동판매로 만회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제 종근당은 지난해 1월 셀트리온제약과 간장용제 ‘고덱스’,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 공동판매 계약 체결을 필두로 바이엘코리아 당뇨병성 만성신장병 치료제 ‘케렌디아’, SFI HEALTH 뇌기능 개선제 ‘브레이닝캡슐’, 대웅제약 ‘펙수클루’, 바이엘 ‘아스피린프로텍트’, ‘아달라트오로스’, GC녹십자 ‘뉴라펙’ 판매를 맡아왔다.
2023년 기준 1400억원에 육박한 케이캡 매출을 상실한 경험을 토대로 도입품목과 공동판매 활성화에 나선 종근당이 위고비 판매에 성공하면서 정점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단, 이같은 종근당의 공동판매 러시로 인해 수익성은 하락한 상황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995억원과 361억원을 각각 올리며 영업이익률은 6.27%와 4.32%를 각각 기록했다. 또 다른 핵심은 한국릴리가 독자적인 마운자로 영업과 마케팅 시스템을 지속하느냐 여부로 요약된다. 지난달 마운자로 출시 이전 한국릴리는 자체적으로 영업사원을 모집하는 등 고유의 영업과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물밑으로는 국내 제약사와 마운자로 공동판매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상태로 알려졌다. 비만 외에 당뇨를 적응증으로 갖고 있는 마운자로는 급여 획득이 급선무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마운자로의 당뇨 적응증 급여를 신청해 놓았다. 현재로선 이르면 오는 10월 심평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마운자로 급여 적정성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처럼 마운자로의 당뇨 급여 논의가 본격 개시되면 한국릴리도 공동판매를 진행할 국내 제약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관측되는 상황이다.
한국릴리는 국내 제약사와의 마운자로 공동판매와 관련,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단 한국릴리가 마운자로 독자 영업을 선택한 것은 비만 치료제에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심평원 급여 판정과 별도로 릴리가 향후 국내 파트너사를 결정할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