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자로 제형 허가·당뇨 급여 지연···릴리 “올 하반기 출시”
마운자로가 급여 획득 시 업체들 부담···‘위고비’와 2강 체제
비만은 위고비보다 낮은 가격 예상···“후발주자들 부담 가중”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올 하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급여와 약가가 향후 국내 경쟁업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만 환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한국릴리 마운자로는 올 하반기 국내 출시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출시를 예상하기도 한다. 하지만 한국릴리가 허가, 급여, 약가 확정과 출시의 연계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로 파악돼 8월은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릴리도 올 하반기 출시 가능성을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운자로 급여, 약가가 중요 사안으로 분석된다. 일차적으로는 마운자로 출시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이며 출시 후에는 현재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후발 제약사에게 여파가 예상되는 상황으로 판단된다.
우선 마운자로는 2023년 6월 당뇨 적응증으로 허가 받은 데 이어 2024년 7월에는 비만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이처럼 당뇨와 비만 2개 질환 치료제로 승인 받은 마운자로는 현재 제형 허가를 신청, 대기하는 상태로 파악된다. 2023년 ‘일회용 프리필드펜’ 제형으로 허가 받은 한국릴리는 같은 해 ‘바이알’과 ‘퀵펜’ 제형 허가를 신청했는데 이날까지 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물론 허가 받은 일회용 프리필드펜 제형만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다양화된 제형이 필요하다. 참고로 바이알은 유리병에 든 약물을 주사기로 추출해 사용하는 제형이다. 퀵펜은 총 4회 투여분이 하나의 펜에 들어있는 제형을 지칭한다.
한국릴리도 국내 환자들에게 다양한 제형의 마운자로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바이알과 퀵펜 허가를 대기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설명대로 4회 투여분이 하나의 펜에 들어있는 퀵펜 허가를 받으면 그만큼 환자들이 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한국릴리는 바이알과 퀵펜 허가를 받은 후에만 마운자로 출시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답변을 유보했다. 일회용 프리필드펜만 출시를 추진할지 또는 신규 제형 허가를 기다릴 지 여부를 향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신규 제형에 대한 허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운자로 급여 문제는 더욱 복잡한 상황이다. 통상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는 대부분 비급여로 판매된다. 건강보험이 비만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단, 마운자로는 당뇨와 비만 모두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비만 적응증에는 급여가 적용되지 않지만 당뇨 적응증에 대해서는 급여에 도전할 수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국릴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마운자로 급여를 신청한 시점은 지난해 3월로 파악된다.
하지만 급여 신청 후 16개월이 경과된 상황에서 마운자로의 당뇨 적응증 급여 소식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확인했다. 약평위에서 급여 판정을 받은 후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협상을 타결시켜야 급여 등재가 가능한 상황에서 올해 안으로 급여 획득이 가능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릴리와 심평원은 급여 대상 등 이견이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허가 완료 후 이를 토대로 논의해야 하지만 바이알과 퀵펜 허가가 지연되면서 일부 혼선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릴리는 당뇨 적응증에 대한 급여 획득이 지연될 경우 마운자로를 비만 적응증으로만 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유보했다. 향후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만약 우여곡절 끝에 마운자로가 당뇨 적응증에 대해 급여를 받게 되면 비만 환자는 물론 당뇨환자들도 찾게 돼 경쟁업체들은 부담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노보 노디스크제약 ‘위고비’와 함께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계 입장에서 보면 마운자로가 당뇨로 급여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유리할 수 있겠지만 상황은 가변적이고 예상은 어렵다”며 “한국릴리가 일단 비만 적응증으로 출시한 다음 내년 당뇨로 급여를 받는 경우 등 향후 예상 가능한 사례는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마운자로 급여와 약가는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는 분석이다. 당뇨 적응증만 놓고 봤을 때 급여를 받게 되면 약가는 비교약제 가격을 고려해 결정될 전망이다. 비만 적응증으로 보면 업계는 위고비보다 다소 낮은 가격 수준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실적으로 비만 치료제에서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국릴리가 마운자로 가격을 낮추면서 국내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 치료제도 약제별 특장점은 다르지만 환자들은 가격경쟁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마운자로 약가가 위고비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되면 이후 신제품을 출시하는 제약사들은 앞서 약제에 비해 높은 가격을 책정하기 힘들어지는 등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마운자로 허가와 당뇨 적응증에 대한 급여가 복잡한 상황이지만 비급여를 선택하더라도 출시 후 경쟁업체에 대한 여파는 클 전망이다. 비만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들은 시간이 경과될수록 가격 측면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