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배터리 소재사 CNGR과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 협력을 본격화한다. 하이니켈 중심의 기존 포트폴리오에 리튬망간 리치(LMR), LFP까지 추가해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CNGR, 그리고 CNGR의 한국 자회사 피노(FINO)와 LFP 양극재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세 회사는 ESS용 LFP 양극재 생산시설 구축과 공동 마케팅을 골자로 한 협력안을 가동한다.
이번 MOU는 지난 2023년 체결된 전구체 합작투자계약(JVA)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포스코퓨처엠과 CNGR은 합작사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전구체를 생산해왔다. 이번 협력으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의 사업영역이 전구체에서 LFP 양극재까지 확대된다. 지분 구조는 CNGR 51%, 피노 29%, 포스코퓨처엠 20%다.
LFP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대비 출력은 낮지만 가격 경쟁력과 긴 수명이 강점이다. 전기차 시장 내 엔트리·스탠다드급 모델, ESS 시장에서는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ESS 시장의 80%가 LFP 배터리를 채택했다.
특히 ESS는 전기차보다 공간·출력 조건이 까다롭지 않아 LFP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 ESS 시장은 올해 36억8000만 달러(약 5조2561억원)에서 2030년 50억9000만 달러(약 7조27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 中 업체 손잡고 ‘속도전’
포스코퓨처엠이 손잡은 CNGR은 중국 내 LFP 양극재 및 전구체 분야 1~2위권에 드는 강자다. 회사는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사에 전구체와 LFP 양극재를 대규모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미국에도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번 협력은 단순 지분 투자나 기술이전이 아닌, 기존 합작사를 활용한 ‘속도전’ 성격이 강하다. 설비 구축부터 판로 확보까지 CNGR 네트워크를 활용해 조기 사업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프리미엄 전기차용 하이니켈 NCMA·NCA 양극재를 주력 생산하며 시장을 이끌어왔다. 올해 상반기 LMR 양극재 개발을 마쳤고, 지난 3월부터는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과 함께 고밀도 LFP 양극재 개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고밀도 LFP는 기존 LFP보다 에너지 저장 용량을 높여 ESS뿐 아니라 중형급 전기차까지 적용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다양한 양·음극재 제품 포트폴리오와 제조 역량 강화, 포스코그룹 차원의 공급망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배터리사 고객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