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 월 평균 1300대 판매하며 ‘굿 스타트’
무쏘EV, 전기픽업트럭 비주류 차급에도 KGM 내수 3위 달성
향후 픽업트럭 라인업 늘어나며 시장 확대될 것으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픽업트럭 활기가 돌고 있다. 과거 쌍용자동차 무쏘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를 시작으로 국내 픽업트럭이 성장한 가운데, 올해 기아 타스만까지 흥행하면서 시장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화물차 용도로 판매가 늘었으나, 최근에는 차박·캠핑 등 레저 활동용으로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기아에 따르면 타스만은 올해 출시 후 내수 시장에서 약 4개월 만에 5265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판매량으로 보면 약 1300대로 주력 모델에 비해선 판매량이 뒤처지나, 완전 신형에 픽업트럭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준수한 판매량이다.
타스만은 디자인에 대한 호평을 받으며 새로운 픽업트럭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국내에선 아직까지 픽업트럭이라고 하면 ‘짐차’라는 인식이 많아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기아는 세련된 디자인 변화를 통해 ‘레저용 차량’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춰 설계했다.
최근 타스만을 구매한 회사원 A씨는 “픽업트럭에 대한 로망이 있었는데, 그동안 나온 국산 픽업트럭은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수입차는 가격이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했다”며 “하지만 타스만은 적절한 가격에 디자인도 취향에 맞아 구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타스만은 디자인 뿐 아니라 일상 주행용 성능까지 두루 갖추며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 개발 당시 픽업트럭의 정체성에 맞게 험로 주행 및 적재공간을 활용하는데 중점을 둔 것은 물론, 일상 주행용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급의 실내 공간과 편의성, 주행보조 기능 등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다재다능한’ 차량으로 소비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동호 기아 MLV 프로젝트 1팀 책임연구원은 “타스만은 픽업 본질을 지키면서 그 이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개발을 진행했다”며 “험로 주파력을 강화하고 아웃도어 라이프를 지원하고, 적재를 용이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5년 이상 개발 기간을 가졌으며 미국, 호주 등 픽업트럭 본고장에서 기존 유저들의 목소리에 집중했고, 스웨덴과 중동과 같은 혹독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이어갔다”며 “또한 패밀리 SUV 수준의 안락함과 편의성도 제공하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타스만이 레저용 인구에 집중했다면, KGM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중심으로 픽업트럭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나온 무쏘 EV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과 소상공인 추가 지원 및 부가세 환급 등으로 3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무쏘EV 누적 판매량은 4314대로 KGM 전체 모델 중 3위를 기록했다. 무쏘EV 판매가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점, 전기차와 픽업트럭이라는 국내 비주류 차급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 다양한 엔진에 신차 나오며 시장 더 커질 것으로
픽업트럭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레저용 인구 확대에 따라 ‘세컨드 카’로 픽업트럭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또한 화물차와 승용차가 동시에 필요한 소비자들 중 2대를 운영하기엔 부담이 돼 픽업트럭을 찾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기업들도 픽업트럭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타스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개발도 검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타스만 플랫폼이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호환 가능하도록 설계된 만큼 파생 모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현대차그룹이 미국 GM(제너럴모터스)과 픽업트럭을 포함한 신차 개발 동맹을 맺으며 픽업트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 개발 과정에서 GM이 중형 픽업트럭 개발을 담당하고 차량 플랫폼을 공유하는 동시에, 각 브랜드 정체성에 맞는 내외장을 개발해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KGM은 올해 초 픽업 통합 브랜드 ‘무쏘’를 출범하고 향후 무쏘EV를 비롯해 다양한 픽업트럭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렉스턴 스포츠와 렉스턴 스포츠 칸도 각각 무쏘 스포츠와 무쏘 스포츠 칸으로 이름을 바꿨다. 향후 KGM은 무쏘 가솔린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며, 추가적으로 픽업트럭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