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영업익 20%↓···美 관세 정책에 악영향
韓 신차 수요 견조, 세일즈·서비스 역량 강화에 만전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넥센타이어가 지난 2분기 본격 시행된 미국 관세 정책의 여파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후 내수 시장을 정조준한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북미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에서 올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마케팅, 영업을 강화한단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넥센타이어는 지난 상반기 매출액 1조5759억원, 영업이익 833억원을 기록했다.

넥센타이어 연결 기준 상반기 실적 추이.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넥센타이어 연결 기준 상반기 실적 추이. /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9.3%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0.3%나 감소했다. 주요 시장에서 신차 판매가 확대되고, 전기차·고급차 등에 장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이 상승한 결과 매출액이 늘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은 지난 5월 미국이 타이어 등 자동차 부품에 수입 관세 25%를 부과하기 시작한데다 원재료 가격 상승세가 겹쳐 감소했다.

이 중 미국 관세는 넥센타이어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산 자동차 부품 관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 협상 체결로 인해 기존 25%에서 15%로 하락했다. 그러나 기존 무관세(0%)에 비하면 넥센타이어 실적에 부담될 수밖에 없다.

석유, 고무 등 원재료의 가격은 불확실한 업황 속에서 하향 안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미국이 오는 10월 1일부로 전기차 구매 세제혜택을 종료해 고부가 타이어 제품의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부정적 변수도 나타날 전망이다.

넥센타이어의 양산공장(위)과 창녕공장. / 사진=넥센타이어 공식 홈페이지
넥센타이어의 양산공장(위)과 창녕공장. / 사진=넥센타이어 공식 홈페이지

넥센타이어는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내 제품 판매가를 높이는 한편 완성차 고객사(OE)와 관세 비용을 분담하는 협상을 추진해 수익 감소분을 상쇄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이 우려되고, 고객사의 신차 출시 지연이 예상됨에 따라 실적에 악영향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넥센타이어는 미국 공급 물량 일부를 유럽으로 돌려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타 제조사들이 미국 관세를 피해 중국, 인도, 동남아 등지에서 생산한 저가 제품을 유럽에 집중 공급하는 점은 부정적 변수다.

넥센타이어가 유럽에 전동화 차량, 고급차용 고부가 타이어를 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교체용(RE) 타이어 시장 내 가성비 제품 수요엔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023년 12월 1100만본 규모로 생산능력을 키운 체코 공장을 내년 초 100% 가동하기 시작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이전엔 글로벌 공급 전략의 효용을 최대한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체코 자테츠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공장. / 사진=넥센타이어
체코 자테츠에 위치한 넥센타이어 공장. / 사진=넥센타이어

◇ 넥센타이어 “韓 타이어 수요 견조, 유럽공장 증산 파급효과도 예상”

이 가운데 넥센타이어는 올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이 상승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내수 매출액은 지난 상반기 2405억원으로 전년 동기(2232억원) 대비 7.8%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 북미 실적과 비교해 매출액(3762억원)은 작지만, 전년 대비 증가폭(2.1%)은 더 컸다.

규격 18인치 이상 고(高)인치 타이어 제품의 판매 비중도 지난 분기 47.5%로 매 분기 상승했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시장에서 국산 SUV 신차의 양호한 판매 성과에 힘입어 고인치 제품 공급을 확대했다. RE 시장에서도 유통 채널을 확대해 성과를 거뒀다.

하반기 실적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주택 대출 중심의 가계 관리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중고차 구매, 기존 차량 연장 운행 등 경향이 나타나고 타이어 교체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신차 수요도 신모델 출시, 할부금리 인하 등의 영향이 맞물려 소폭 상승해 OE 공급도 일정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타이어의 내연기관차, 전기차 공용 타이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 / 사진=넥센타이어 공식 홈페이지 캡처
넥센타이어의 내연기관차, 전기차 공용 타이어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된 이미지. / 사진=넥센타이어 공식 홈페이지 캡처

넥센타이어는 이 같은 내수 업황을 고려해 실적 확대를 추진한다. 이 일환으로 이번 하반기 내연기관차, 전기차에 모두 장착 가능한 제품에 ‘EV 루트 마크’를 새기기 시작했다. 향후 출시하는 신제품에 마크를 확대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넥센타이어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아이온), 금호타이어(이노브) 등 경쟁사와 달리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았다. 대신 내연기관차용 타이어의 성능을 확보해 전기차 겸용으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제품 선택 편의 향상을 지원했다. 다만 최근 늘어나는 국내 전기차 고객을 적극 유인하기 위해 EV 루트 마크를 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넥센타이어는 세일즈 역량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날 현재 공식 채용 사이트를 통해 하반기 영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470여곳에 달하는 타이어 전문점 ‘타이어테크’와 렌탈 서비스 브랜드 ‘넥스트 레벨’과 연동해 시너지 창출을 노린다. 고객 접점 강화, 서비스 외연 확장을 달성해 고객 신뢰도를 제고한단 전략이다.

넥센타이어는 “국내 (완성차) 수출 규모는 감소세지만 내수 자동차 시장 판매 흐름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다”며 “유럽2공장 증설 효과로 (한국을 비롯한) 모든 지역에서 물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고 하반기 추가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넥센타이어 분기실적 추이 및 전망치를 나타낸 표. 올해 분기별 한국 매출액(붉은 사각형 안)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자료=하나증권
넥센타이어 분기실적 추이 및 전망치를 나타낸 표. 올해 분기별 한국 매출액(붉은 사각형 안)이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 자료=하나증권

증권업계에선 올해 넥센타이어가 글로벌 사업 권역 중 유일하게 한국에서 매 분기 실적 상승세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넥센타이어 올해 국내 매출액을 3분기 1260억원, 4분기 1300억원으로 예측했다. 이중 4분기 한국 매출 예측치는 중국, 동남아 등 기타 권역의 합산 매출 예측치(1270억원)를 역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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