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율 낮췄으나 15% 세율은 여전히 부담
중국, 사드 사태 후 판매량 10년 전 대비 10분의 1로 줄어
美·中 대체 시장 인도 급부상···인구수 1위, 자동차 3위 국가
인도네시아에 생산거점 짓고 아세안 지역 공략 박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로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대체 시장으로 인도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 사진=정승이 디자이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자동차에 대한 수입 관세를 15%로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대체 시장으로 인도 등이 급부상하고 있다. / 사진=정승이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미국과 중국 외 다른 국가 판매 다변화를 위해 속도를 낸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긴 하나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고, 미국은 자동차 관세로 인해 이전 대비 수익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어 신규 시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여전히 두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으나, 다른 신 시장 개척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하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관세율이 10%p 인하되면서 최악은 면했으나, 이전 대비 15% 세율이 올라간 만큼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일본과 유럽연합의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종 관세는 15%이나, 기존에 2.5% 관세를 내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추가 관세율은 12.5% 수준이다.

한국은 기존에 무관세였기 때문에 현대차 입장에서 보면 앞으로 일본이나 유럽 브랜드보다 2.5%를 더 내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현대차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했으며, 특히 중대형·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비중이 높아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는 지역이다.

2분기 기준 현대차 미국 판매량은 26만2000여대로 전체 판매(106만6000여대)의 24.5%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향후 미국 관세로 인해 약 2조6000억원 수준의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리고 탄력적인 인센티브와 가격 전략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의 경우 지난 2016년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앞서 지난 2016년 현대차의 중국법인 판매는 114만대 수준이었으나, 중국 판매량은 사드 사태 이후 꾸준히 감소하며 지난 2020년 44만대, 2024년엔 12만대 수준까지 급감했다. 올해 2분기에도 약 3만대로 작년 대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자국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현대차가 설 자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 급성장하는 인도·아세안 눈독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가 최근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곳은 인도와 아세안 지역이다. 인도는 지난 2023년에 중국을 넘어 전세계 인구수 1위를 차지했으며 현재 약 14억 6000만명에 달하는 인구 최대 국가다.

자동차 시장도 500만대를 훌쩍 넘기며 일본을 제치고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인해 자동차 대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 인도 판매량은 약 13만대로 미국, 한국, 유럽에 이어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점유율이 올라갔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또한 인도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한 만큼, 고수익인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에도 최적의 시장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 첸나이 현대차 1·2공장, 아난타푸르 기아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푸네지역에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현대차 3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인도 시장에서 15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또한 현대차는 크레타EV를 시작으로 향후 현지 생산 전기차를 늘리면서 오는 2030년까지 5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아도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비롯해 2030년까지 4종 전기차를 출시한다.

더불어 전기차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배터리셀, 배터리팩, PE(Power Electric) 등 주요 부품 현지 생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해 10월 현지 증시에 상장하며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고, 현지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인도 뿐 아니라 아세안 지역도 확대한다.

기존 아세안은 이륜차 비중이 높았고 자동차의 경우 일본차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나, 최근에는 승용차 시장이 커지면서 현대차도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에 생산 거점을 짓고 아세안 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차량의 경우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장악력을 높이는 핵심 거점이 될 전망이다.

아세안은 인구 6억7000만명에 달하는 데다 최근 경제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향후 자동차 성장 잠재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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