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거 짧지만 적재량 여유···곡선 주행 안정적, 방음도 양호
실 전비 8.0㎞/㎾h 돌파, 한번에 500여㎞ 주행 가능

BMW의 준중형 전기 SUV iX2. / 사진=최동훈 기자
BMW의 준중형 전기 SUV iX2. / 사진=최동훈 기자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BMW가 ‘iX2’로 국내 경쟁이 치열한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새롭게 공략한다. BMW는 브랜드 첫 쿠페형 전기 SUV인 iX2의 디자인 차별성을 비롯해 강력한 주행성능과 효율을 강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iX2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측면부. / 사진=최동훈 기자

최근 iX2의 M 스포츠 패키지 단일 트림을 시승했다. iX2는 작년 4월 국내 출시된 동급 내연기관 모델 X2와 디자인을 공유한다. iX2의 루프에서 테일게이트로 각 없이 매끄러운 곡선으로 이어지는 쿠페 형태가 주요 디자인 특징이다. 이와 함께 날렵한 디자인의 어댑티브 LED 헤드라이트(전조등)와, 고유 무늬를 새긴 키드니 그릴이 적용됐다. 루프보다 더 넓은 테일게이트와 하단 부위는 각진 형태를 갖췄고, 리어 스포일러를 장착해 탄탄한 주행성능을 암시한다.

iX2의 테일 게이트 상단에 부착된 스포일러.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테일 게이트 상단에 부착된 스포일러. / 사진=최동훈 기자

iX2는 BMW 동급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QA, EQB 사이 수준의 앞·뒤 길이(전장)를 보이고, 축거는 두 모델보다 더 짧다. iX2의 실내공간이 두 모델보다 협소하지만 더욱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iX2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1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iX2 부위별 길이는 전장 4555㎜, 전폭 1830㎜, 전고 1560㎜, 축거 2690㎜에 달한다. EQA보다 전장이 90㎜ 길지만 축거는 39㎜ 짧다. 적재 용량은 트렁크 525ℓ, 2열 시트 등받이 폴딩 시 1400ℓ에 달한다. EQA보다 모두 넓을 뿐 아니라, EQB와 비교해 트렁크 용량이 30ℓ 많고 2열 폴딩시 용량은 310ℓ 적다. iX2가 비교적 짧은 축거와 각진 후면부 형태를 갖춰 트렁크를 넓힐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iX2의 2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2열 전경. / 사진=최동훈 기자

다만 실내공간은 수치로 예상했던 것보다 여유롭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오른 다리가 센터 전장 부위에 금방 닿지만, 시트를 가장 낮추면 머리 꼭대기와 천장(헤드라이닝) 사이 길이가 20㎝에 달한다. 앉은키 큰 승객도 어렵지 않게 앉아 있을 만한 높이다. 2열에 앉아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앉으면 상단에 8㎝ 정도 간격이 남는다. 평균 이상 키의 승객에겐 낮게 느껴질 수 있겠다.

iX2의 트렁크.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트렁크. / 사진=최동훈 기자

◇ 시원하게 가속, 커브길 페달 밟아도 ‘안정’

iX2는 BMW 콤팩트 차량 고유의 경쾌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비교적 두꺼운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쥐고 돌리면 저항력이 느껴지지만 돌리기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기어비가 낮아 다른 차에 비해 좀 더 많이 돌려야 방향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전할 수 있다.

iX2의 PE룸. / 사진=최동훈 기자
iX2의 PE룸. / 사진=최동훈 기자

두 페달은 반발력이 강해 타사 차량보다 좀 더 힘을 줘야 원하는 만큼 깊이 밟을 수 있다. 밟는 깊이에 따라 속력을 촘촘히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급가속하거나 급제동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iX2의 안정적인 조작감은 강한 가속력, 제동력과 조화를 이뤄 운전하는 즐거움을 더한다. iX2는 전륜에 1개 탑재된 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5.5㎏·m의 힘을 발휘한다.가속할 때 중저속 영역에선 몸이 뒤로 밀려날 정도로 강한 토크를 발휘한다.

iX2에 장착된 피렐리 피제로 19인치 타이어. / 사진=최동훈 기자
iX2에 장착된 피렐리 피제로 19인치 타이어. / 사진=최동훈 기자

최고 속력이 시속 170㎞로 제한돼 있어 스포츠 모드나 부스트(초단시간 출력 강화) 모드의 진가를 느끼긴 어렵다. 다만 도심이나 국도에서 신속하게 이동하기에 넘칠 만큼 강한 힘을 낸다. 고속도로에서 규정상 최고 속력으로 달릴 때 옆 차나 노면, 바람 소음이 미미하게 들린다.

낮음, 중간, 높음 세 단계로 나뉜 회생제동 기능은 별도 조작부 없이 1열 중앙 화면에서 제어할 수 있어 주행 중 조작하기 힘들다. 다만 단계별 회생제동 강도가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원하는 주행 스타일에 맞춰 고를 수 있다.

커브 구간을 돌파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축거가 짧지만 나들목을 시속 60㎞ 이상 빠른 속력으로 달리는 동안 스티어링 휠 조작을 거의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조향이 안정적이고, 타이어 접지가 잘 이뤄져 몸 쏠림 현상을 잡아준다. 직선 구간으로 다시 접어들 때 세심히 조작하지 않아도 차체 쏠림 없이 부드럽게 경로를 유지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iX2를 운전한 후 전비를 두 차례 측정한 결과(붉은 사각형 안)가 1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표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iX2를 운전한 후 전비를 두 차례 측정한 결과(붉은 사각형 안)가 1열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에 표시돼 있다. / 사진=최동훈 기자

◇ 정속주행하니 전비 8.1㎞/㎾h, 공인 수치 1.7배

iX2의 실제 전력효율(전비)은 공인 수치(복합 기준 4.8㎞/㎾h)를 크게 상회한다. iX2로 경기 남양주시와 경기 광명시를 왕복 이동한 후 전비를 측정했다. 남양주 출발 코스에선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수시로 활성화하며 정속 주행을 실시했고 회생제동 강도를 주로 ‘높음’으로 설정해 브레이크 페달 조작을 최소화했다. 광명 출발 구간에선 스포츠 모드를 켜는 등 수시로 고속 주행을 실시했고 교통량 많은 구간에서 서행하기도 했다.

iX2. / 사진=최동훈 기자
iX2에 기본 탑재된 티맵 내비게이션의 실행 화면. / 사진=최동훈 기자

이후 기록한 전비는 각각 8.1㎞/㎾h, 6.5㎞/㎾h다. 중국 CATL가 제작한 64.7㎾h 용량의 NCM 배터리를 장착한 점을 고려하면 1회 완전 충전 후 500㎞를 거뜬히 달릴 수 있는 수준의 효율이다. 부가세를 포함한 iX2 가격은 6570만원이다. 2026년식 EQA(최저 7000만원), EQB(최저 7880만원)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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