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넥쏘 출시…주행거리 늘리고 편의사양 강화해 기존 불만 해소
글로벌 수소차 시장 부진은 문제···올해 1분기 2000대 판매 그쳐
전기차 대비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높은 충전 요금에 구매 꺼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이 전 세계적인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커지고 있으며, 수소차 역시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주자로 꼽히며, 지난 수십년간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대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이번 기획을 통해 현대차 수소모빌리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조명하며, 수소 생태계 구축을 향한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유재석도 타는 수소차.”
최근 현대자동차 공식 유튜브에 방송인 유재석이 넥쏘를 타는 이유를 담은 짧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화제가 됐다. 영상 마지막 장면에서 유재석은 “그래서 저는 넥쏘를 탑니다. 진짜 탑니다”고 말하며 ‘넥쏘’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현대차는 수십년간 쌓아온 수소전기차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신형 ‘넥쏘’를 내놓으면서 수소차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계획이다.
신형 넥쏘는 초기 모델에서 지적받았던 문제점을 수정하면서, 단순히 수소차가 아닌 친환경 프리미엄차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대대적인 상품성 개선을 진행했다.
수소차라는 특수성만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소차의 강점에 독특한 디자인, 넓은 실내공간, 최신 편의 사양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요소를 집어넣었다.
기존 넥쏘의 경우 “콘솔이 복잡하고 2열 공간이 아쉽다” “전기차에 비해 가속감이 부족하다” “비슷한 가격대 다른 차량 대비 편의사양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이에 현대차는 수소전기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과 720㎞에 달하는 주행거리, 150kW 출력 및 350Nm 최대토크 등 주행성능을 강화했다. 또한 실내외 V2L, 오디오 바이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사운드, 지능형 헤드램프 등 동급 최고 수준의 편의사양을 적용했다.
아울러 1열 슬림 시트를 적용해 2열 무릎공간을 기존 대비 41㎜늘리고, 2열 시트백 리클라이닝 각도를 기존 8도에서 14도까지 확대해 동승석 편의성도 강화했다. 적재공간도 510ℓ에 달해 보스턴 백 4개와 골프백 4개를 실을 수 있다.
수소차의 단점 중 하나인 충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전소를 포함한 경로를 안내하는 ‘루트 플래너’ 기능도 추가했다. 충전소 운영시간과 가동 상태, 대기 현황 등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며 현재 남은 수소만으로 목적지까지 주행이 어려울 경우 충전소 상황을 고려해 경로를 재안내한다.
◇ 갈수록 줄어드는 수소차 판매···한국·중국 빼곤 시장 없어
올해 현대차가 넥쏘를 비롯해 수소차 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수소차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도 많다.
대다수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차 전환에 집중하면서, 수소차의 경우 대부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신차 라인업이 부실하면서 이에 따라 판매량도 줄어들고 있다.
에너지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세계 수소차 판매량은 고작 2119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70만대 규모라는 것을 감안하면 0.1% 수준으로 초라하다.
현대차 넥쏘가 나온지 7년이 지났지만, 글로벌 수소차 시장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넥쏘 출시 당시인 2018년 수소차 시장은 5751대였으며 2022년엔 2만대 시장까지 커졌지만 이후에는 오히려 역성장하고 있다. 2023년엔 1만6413대, 2024년엔 1만2866대로 매년 줄었으며 올해 1분기의 경우 전년대비 11% 가량 감소했다.
하반기부터 넥쏘 판매가 본격화되며 시장이 커질 가능성은 있지만, 넥쏘 1대만으로는 수소차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1분기 기준 기업별 수소차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현대차가 36.4%, 토요타는 7.1%에 그쳤다. 나머지 56.5%는 중국 기업들인데, 이들은 승용차보다 상용차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선진국에서 수소차가 팔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1분기 미국내 수소차 판매량은 31대로 전년대비 86% 줄었고, 유럽은 39대로 91% 감소했다. 일본도 토요타의 미라이와 크라운 판매 부진으로 전년대비 53.2% 줄어든 123대에 그쳤다.
그나마 한국과 중국은 전년대비 각각 15%, 45% 증가했지만 판매량 자체가 크지 않아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데 한계가 있다.
◇ 충전 인프라 부족도 발목
수소차는 현대차와 토요타 등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으나, 전기차 중심으로 미래차 시장이 재편되면서 설자리를 잃고 있다.
또한 각국 정부 정책에서도 수소차는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충전 인프라 부족과 차량 가격, 유지비 등 경제성 문제까지 겹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수소차와 전기차 모두 판매 확대를 위해선 충전 인프라 확충이 절실한데, 수소차를 만드는 기업들이 적다보니 충전 인프라 구축도 상대적으로 더딘 모습이다.
충전소 설치비용이 높다는 점도 발목을 잡는다. 통상 수소 충전소는 한 곳당 설치비가 25억~50억원 가까이 달해 사업 진입 장벽이 높다. 또 수소 충전소가 도심내 기피시설로 인식되면서 용지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다.
여기에 전기차 대비 높은 충전 비용도 소비자들이 수소차를 꺼리는 요소 중 하나다. 통상 전기차의 경우 한 번 충전 시 2만원 안팎인데 비해 수소차는 5만원이 넘어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가진 이점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전기차도 충전소가 부족하다고 사람들이 사길 꺼려하는데, 수소 충전소는 200여개 밖에 없어서 불편이 큰 상황”이라며 “더 많은 기업들이 더 많은 수소차를 만들어야 시장이 클 수 있다. 현대차와 토요타만으로는 현재로선 역부족”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