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TG-C ‘척추’ 적응증 美 임상 전개
강스템바이오텍, 오스카 글로벌 기술 특허 확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코오롱티슈진과 강스템바이오텍이 미국을 겨냥해 세포유전자치료제(CGT)에 대한 적응증 확장 임상시험과 특허를 늘리고 있다. 국내보다 시장이 클 뿐만 아니라 미국 임상 데이터와 기술 특허가 확보되면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에 더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CGT 개발 기업 중 코오롱티슈진과 강스템바이오텍이 자체 파이프라인에 대해 미국 임상 건수와 특허를 늘리며 가치 제고에 나섰다. 미국은 전 세계 CGT 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률도 가파르다. 기술이전에 필요한 데이터와 특허 권리를 확보해 상업화 초석을 다지겠다는 목표다.  

코오롱생명과학 TG-C 적응증 다각화./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오롱생명과학 TG-C 적응증 다각화./ 표=정승아 디자이너

◇ 코오롱티슈진 TG-C 美 임상 적응증 2종 확대

먼저 코오롱티슈진은 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에 대해 올해 하반기 퇴행성 척추 디스크질환(Degenerative Disc Disease, DDD)에 대한 미국 내 임상 1상 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무릎 퇴행성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에 이어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시험도 추진하는 것이다. 

당초 코오롱티슈진은 2023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TG-C에 대한 퇴행성 척추 디스크질환 대상 임상 1상 IND(임상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 다만 TG-C의 무릎 골관절염 미국 임상 3상에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면서 적응증 확장 임상은 다소 지연됐다. TG-C 무릎 골관절염 미국 3상은 지난해 7월 마지막 환자 투약을 마치고 현재 추적 관찰이 진행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 최종 추적 관찰이 종료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은 무릎 골관절염 3상이 마무리 단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척추 질환으로 적응증 넓혀 TG-C의 치료 범위를 확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에 미국 임상시험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임상시험 수탁기관(CRO)을 선정하는 계약을 마칠 계획이다.

아울러 점진적으로 고관절까지 TG-C 적응증 범위를 넓혀 상업화 범위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코오롱티슈진은 2021년 FDA로부터 TG-C에 대한 고관절 골관절염 미국 2상 IND 승인을 받아논 상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2020년부터 진행한 무릎 골관절염 3상에서 축적된 TG-C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척추 임상에 진입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며 “점진적으로 고관절 대상의 미국 2상도 전개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상업화가 임박한 TG-C 무릎 골관절염 신약 허가를 받게 되면 매출 발생에 따른 자금 여유와 그동안 쌓아온 환자 데이터를 내세워 적응증 별 후속 임상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스템바이오텍 오스카 특징./ 표=정승아 디자이너
강스템바이오텍 오스카 특징./ 표=정승아 디자이너

◇ 강스템바이오텍, 줄기세포치료제 기술이전 타진···특허 확대

강스템바이오텍은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중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오에이 키트 주(오스카, OSCA)’에 대한 기술 특허 벽을 높이고 있다. 이달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을 비롯한 관절질환 치료 용도로써 줄기세포와 무세포연골기질의 융복합 조성물의 권리를 취득했다. 

기술특허는 의약품의 개발과 상업화 과정에서 경쟁사의 진입장벽을 높여 우위를 선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오스카는 현재 국내 7개 기관에서 임상 2a상이 진행되고 있다. 연내 108명의 환자투약을 완료할 계획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미국에서 취득한 기술 특허는 오스카뿐만 아니라 유사 기술에 대한 권리까지 포함돼 글로벌 사업화 과정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스카에 대한 FDA 임상시험 사전 검토 및 신속 프로그램 지정 등을 추진해 약물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첨단재생의료치료제(RMAT), 혁신의약품 지정(BTD)과 같은 제도를 활용할 전망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오스카에 대해 국내 2a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약물 가치를 키워보자는 목표에서 미국 특허와 FDA 사전 검토 등의 프로그램을 활용해보려고 한다”며 “향후 오스카 미국 임상을 직접 전개하기 보다는 기술이전을 대비하기 위한 목적이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스카 2a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뒤 기술 가치를 키워서 글로벌 L/O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내 데이터·특허만으로는 기술력 증명 어려워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대량 생산이 어렵고 제조 비용이 높아 상용화되더라도 고가 의약품으로 환자 접근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만 상용화를 모색하기엔 수익성 한계가 지적됐다.

규모가 작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해외 상업화를 직접 주도하기보다 기술이전 파트너사와 협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다국적 제약사와 기술이전 논의 시 국내 데이터만으로는 효능과 안전성을 100% 인정 받기 어렵다. 기업 대다수가 해외 적응증 확장 임상시험과 기술 특허 확보에 주력하는 이유다. 

문지숙 차의과학대학교 바이오공학과 교수는 “세포유전자치료제 특성상 한국에서 승인을 받더라도 미국으로 나가면 국내 임상 데이터를 온전히 인정받기 어렵다”며 “해외에서 임상을 추진해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기술이전을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적응증으로 임상시험을 전개하거나 기술 특허를 늘리면 약물의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에 기술이전 협상에 유리한 조건들을 제시할 수 있다”며 “특허를 국가별로 취득하는 이유는 해외 기업들과 기술 분쟁 가능성을 대비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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