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스템바이오텍 2년 만에 대규모 유상증자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실패 극복 총력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강스템바이오텍이 상장 후 반복적인 유상증자로 신약 사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우고 있다. 대표 파이프라인의 연이은 임상 실패를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임상시험과 오가노이드 기술 개발, 재생의료 사업에서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강스템바이오텍은 지난해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의 3상 임상시험 실패 여파로 현금 창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이에 따라 2년 만에 또다시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됐다.
강스템바이오텍에 따르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총 약 490억원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오스카) 국내 및 해외 임상시험 진행 등을 위해 약 200억원, 국내 재생의료 사업 등 현금 창출 위한 연구개발 비용 약 170억원, 이외 운영경비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 상장 10년차, 허가 신약 '0건'
강스템바이오텍은 2010년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제조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2015년 코스닥 상장 당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퓨어스템-알에이주’, 크론병 치료제 ‘퓨어스템-시디주’ 크게 세 가지 줄기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내세워 자본시장에 입성했다.
세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이 진전된 후보물질은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퓨어스템-에이디주였다. 당시 국내 1·2a상 완료해, 2017년 국내 식약처로부터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 2019년 퓨어스템-에이디주 국내 3상을 완료했으나 1차 유효성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해 임상은 실패로 끝났다.
이후 임상 프로토콜을 수정해 2020년 국내 3상을 다시 전개했다. 결과적으로 두 번째 임상 3상 시험도 1차 유효성 평가지표 확보에 실패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에이디주 임상 성공 후 국내 판매에 따른 연 매출 2000억원 이상을 올릴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2019년, 2024년 두 번의 임상 실패로 기술이전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 기간 강스템바이오텍은 영업손실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부진이 이어졌다. 법차손(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 비율도 악화 돼, 2023년 51.9%을 기록했다. 법차손은 사업에서 발생한 손익 규모에서 법인세를 차감하기 전 손실을 뜻한다. 코스닥 상장기업은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50%를 초과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법차손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기에 이르렀다.
◇ 신약 '오스카', 신사업 '재생의료·오가노이드' 조준
법차손 리스크는 해결됐지만, 신약 사업에서 오랜 기간 성장력을 제시하지 못한 점은 시장의 회의감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2015년 상장 이후 2018년, 2021년, 2023년, 올해까지 총 네 번의 증자가 반복되면서 주주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핵심 사업인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제시하지 못하자, 재생의료 및 오가노이드 사업으로 시야를 확장했다. 줄기세포치료제 사업군에서는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퓨어스템-오에이 키트 주)’로 신성장동력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강스템바이오텍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약 177억원이다. 연구개발비와 인건비, 각종 운영비를 포함해 연간 사용하는 판관비는 지난해 192억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용을 매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으나, 현금 여력 상 자금조달 없이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을 활용해 1~2년 안에 가시적인 재무적 성과를 내는 것이 신뢰를 되찾는 유일한 창구로 여겨지는 이유다.
앞서 강스템바이오텍이 2022년 R&D 비용으로 집행한 투자비는 154억원이었다. 이듬해인 2023년 146억원, 지난해 130억원까지 줄였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퓨어스템-에이디주의 3상 임상 실패하면서 현금 창출에 변수가 생겼고, 유상증자를 추진하게 됐다”며 “유증으로 확보하는 자금을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 연구개발비와 일본 재생의료 사업, 국내 첨생법 사업 진출과 오가노이드 연구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골관절염 치료제 내년 기술이전 도모
강스템바이오텍은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피부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3D 약물평가 플랫폼을 구축하고, 글로벌 빅파마와 협업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3년 10월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터와 계약도 체결했다.
또 재생의료 사업은 일본을 겨냥해 퓨어스템-에이디주를 활용한 일본 내 1종 재생의료 승인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일본의 재생의료 심의위원회인 특정인정재생의료등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후 후생노동성의 최종 승인만 남은 상황이다. 자가 지방 유래 줄기세포를 활용한 2종 재생의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최종 승인은 완료됐고, 3분기 환자 투약 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 첨생법 사업은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와 아토치 치료제를 기반으로 첨단재생의료 실시기관과 임상 연구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다만 해당 신사업들이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골관절염 치료제 오스카 임상 2a상은 지난 3월 첫 대상자의 투약을 시작해 올해 3분기 환자 모집 완료를 목표 중이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오스카는 내년 해외 기술이전을 목표 중”이라며 “지난 임상 1상에서 근본적 치료 효과를 확인했지만 빅딜을 위해 임상 2a상을 통해 위약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 시점에 계약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부 오가노이드는 인체에서의 효능과 독성을 예측할 수 있어, 여러 피부질환에 신약후보물질을 적용할 수 있는 효능평가플랫폼을 구축해 검증 시험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