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인보사 美 3상 마무리 단계
내년 추적관찰 종료···2027년 FDA 허가 추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미국 개발명 TG-C)’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 허가를 추진하며 부활을 노리고 있다. 미국 3상 추적 관찰이 종료되는 시점은 내년이다. 이후 2027년 FDA 허가 절차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엄격해진 FDA의 허가 허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티슈진 무릎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TG-C에 대해 지난해 7월 임상 3상 투약을 마치고 추적 관찰을 진행하고 있다. 추적 관찰 기간은 24개월로, 내년 미국 3상 톱라인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이를 토대로 2027년 허가 절차에 착수해 2028년 미국 내 판매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 인보사(TG-C) 미국 임상 현황. /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TG-C) 미국 임상 현황. / 표=정승아 디자이너

◇ 미국 3상 장기추적관찰 내년 종료

앞서 코오롱티슈진의 TG-C는 2017년 ‘인보사케이주’란 명칭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인보사케이주가 허가받은 연골 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 세포 성분으로 제조하고 판매했단 사유로 2019년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국내 판매가 어려워지자 코오롱티슈진은 미국에서 재기의 기틀을 마련했다. 코오롱티슈진은 1999년 미국에 본사를 설립해 2006년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TG-C의 美 FDA 임상 1상에 착수했다. 2010년 임상 2상, 2014년 3상에 진입했다.

2018년 11월 미국 임상 3상 환자 등록을 시작한 뒤, 국내에서와 같은 세포 성분 문제로 2019년 5월 FDA로부터 임상중단명령을 받게 됐다. 하지만 FDA의 자료 요청에 대응해 세포의 안전성을 입증했고, 2020년 4월 임상중단명령 해제에 성공했다. 이어 2021년 12월 환자 등록을 재개해, 지난해 7월 환자 투약을 완료했다. 약 2년간 추적 관찰을 거쳐 임상 3상을 종료하고 미국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TG-C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했으나,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22개국 등에서 상업화, 생산 권리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가지고 있다. 미국 임상과 상업화는 코오롱티슈진이 직접 추진하고 있다. 미국 임상 3상 CMO(위탁생산) 업체로는 스위스 론자(Lonza)와 계약을 맺고, FDA 품목허가(BLA) 및 상업화시 초기 생산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TG-C를 골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한 뒤 중장기적으로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적응증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 동일 기전 경쟁 약 없어, 시장 장악 유리

바이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인보사가 국내 임상 3상에서 주요 평가 변수를 충족해 신약 승인을 따낸 점, 아직 근본 치료제가 없는 분야라는 점에 기반해 FDA 승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는 TG-C를 포함해 글로벌 제약사들의 11개 이상의 파이프라인이 골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후기 임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주요 평가 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등 모두 개발을 중단하거나 포기했다. 업계에서 TG-C의 미국 3상 결과 발표 후 상업화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전 세계 골관절염 환자는 2020년 기준 6억명에 달한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일시적인 증상 완화, 통증 조절 등으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확실한 치료법은 인공관절 수술인데 관절 교체술은 감염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정 질환 환자는 시술받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지난해 91억3000만달러(약 13조4010억원)로 평가된다. 오는 2030년까지 135억7000만달러(약 19조918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TG-C는 2028년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로 FDA 승인을 획득한 후 2032년 근본적 치료제(DMOAD)로 확장할 전망”이라며 “임상 3상 달성 목표인 통증 감소 및 관절 기능 개선 지표는 이미 달성한 바 있어 골관절염 치료제로의 승인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어 “DMOAD 확장을 위해서는 연골 재생 효과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TG-C 연골 재생 효과를 드러내는데 유리한 분석법을 적용하고, 환자 수 확대, 관찰 기간 연장을 적용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전승호 코오롱티슈진 대표(전 대웅제약 대표)는 지난달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보사는 이미 3상이 끝났고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며 “미국 3상에서 관절의 구조적 개선까지 확인하면 DMOAD까지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 TG-C 미국 3상 요약. / 표=정승아 디자이너
코오롱티슈진 TG-C 미국 3상 요약. / 표=정승아 디자이너

◇ 미국 임상, 국내 3상과 달라진 점은?

그러나 TG-C의 FDA 허가 명운을 가를 변수도 있다. 먼저 지난 2017년 식약처 허가를 따냈던 국내 3상보다 미국 3상에서는 임상 환자 수, 추적 관찰 기간이 모두 늘었다. 또 골관절염 퇴행(손상) 정도인 K&L (Kellgren-Lawrence) Grade 범위도 넓어졌다.

과거 진행된 국내 3상은 총 12개 병원에서 159명(위약, 진약 투여군 전체)을 대상으로 최대 12개월 인보사 효과를 관찰했다. 그러나 미국 임상은 약 70~80여개 병원에서 1020명(TG-C 680명, 위약 34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추적 관찰 기간도 24개월로 늘어났다. 다양한 인종과 환자군을 대상으로 더 장기적인 효능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입증한 인보사 효능을 미국 3상에서 유사 범위로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도 대두된다.

또 국내 3상은 K&L Grade 3등급 환자 대상으로 인보사를 투약했다면, 미국 임상은 K&L Grade 2등급 환자도 투약군으로 포함시켰다. 관절손상 범위가 확대된 것은 상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중증도 환자만을 놓고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면, 미국 임상은 경증 환자도 포함했기 때문에 승인 시 판매 환자군을 넓힐 수 있다. 통상 K&L Grade는 1~4단계로 분류된다. 2단계부터 관절협착이 시작되고, 3단계는 협착 심화, 4단계는 관절 완전 협착 순으로 증상이 심화된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TG-C 미국 3상과 국내 임상 프로토콜 차이점이 있다면 환자군과 추적 관찰 기간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차이”이라며 “주평가변수 자체는 국내 임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승인을 획득할 경우, 직접 상업화를 진행하는 것과 현지 기업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것 크게 두 가지로 전략을 짜고 있다”며 “만약 상업화를 직접 주도할 경우 유통과 마케팅을 담당할 현지 파트너사를 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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