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1년 4개월 만에 몸값 3배가량 불어나
LG생건, 화장품·디바이스 융합으로 고객 경험 실현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이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에이피알은 국내외서 뷰티 디바이스를 내세워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뷰티 상장사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전날 종가 기준 시총 5조3794억원을 기록하며 LG생건(5조3414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애경산업을 제치고 뷰티 3위 자리에 올랐던 에이피알이 이번엔 아모레퍼시픽(8조3118억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꿰찼다.
◇에이피알, LG생건 시총 제치고 업계 2위
이날 오후 2시 기준 에이피알의 시총은 5조4327억원, LG생건은 5조4039억원이었다. 지난해 2월 에이피알이 상장 당시 공모가 기준 시총이 1조8960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4개월만에 몸값이 2.8배가량 불어난 것이다.
뷰티업계에선 에이피알과 LG생건의 성장세가 시총 흐름을 갈랐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기준 LG생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오른 1조6099억원, 영업익은 20.7% 줄어든 434억원이었다. 전체 매출 중 뷰티 부문 매출은 2조8506억원, 영업익은 1582억원이었다. 반면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은 7228억원, 영업익 1227억원으로 기록됐다. 연 매출만 놓고 보면 에이피알은 LG생건의 4분의1에 불과하다.
올 1분기 에이피알 매출은 2660억원, 영업익 5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9%, 97% 성장했다. 에이피알은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71%에 달한다. 해외 매출은 미국(27%), 일본(11%), 중화권(11%), 유럽·중동 등 기타(23%)로 분포돼 특정 지역 의존도가 낮다. LG생건은 같은 기간 매출 1조6979억원, 영업익 1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5.7% 감소했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에이피알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신제품 출시 성장 모멘텀이 지속할 것”이라며 “2분기 매출 2915억원, 영업익 621억원으로 컨세서스를 사오히하는 실적이 전망된다”고 했다.
◇에이피알 vs LG생건, 뷰티 디바이스 대결
에이피알은 지난 5월 기준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400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300만대 판매 기록을 달성한데 이어 약 5개월 만에 추가로 100만대가 판매된 것이다. 에이피알은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는 지난 5개월 동안 약 13초마다 1대꼴로 판매됐다”고 자평했다.
에이피알에 따르면 에이지알의 판매 속도는 100만대를 기준으로 가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 2021년 3월 론칭한 에이지알은 첫 신제품 출시 후 약 2년 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이를 시작으로 약 11개월 만에 200만대 판매를 돌파했으며 300만대 판매까진 8개월, 이번 400만대 기록은 5개월에 불과했다.
에이지알 뷰티 디바이스는 해외에서만 누적 판매량 200만대를 넘겼다. 기존 핵심 시장인 미국, 홍콩 등지에선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동남아 등 신규 판로도 계속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에이피알은 이번 성과를 발판삼아 뷰티 디바이스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 다양한 뷰티 트렌드를 접목시킨 뷰티 디바이스 신제품 출시는 물론 화장품부터 뷰티 디바이스, 모바일 앱 연동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스마트 홈 케어’ 구조 아래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스킨케어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LG생건은 새로운 홈뷰티 디바이스 ‘LG 프라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를 선보였다. 길이 9.5㎝, 무게 47g의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는 콤팩트한 사이즈, 슬림한 디자인으로 휴대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갖췄다. 가격도 10만원대로 뷰티 디바이스를 처음 사용하는 고객들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LG생건은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에 전류를 활용해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피부에 침투시키는 ‘갈바닉’ 기술을 도입했다. LG생건 화장품 연구소의 노하우로 찾아낸 최적의 투과율과 흡수율을 보인 미세 출력량인 250마이크로 암페어(μA)를 적용했다. 또 콜라겐 생성을 돕는 630나노미터(㎚) 파장의 LED를 탑재했다. 분당 진동이 8500회에 달해 섬세한 탄력 마사지 효과도 낼 수 있다.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와 함께 LG생건은 디바이스 전용 화장품 ‘글래스라이크’를 선보였다. 글래스라이크 스킨케어 3종은 주름과 입술 건조, 색소 침착, 탄력 저하, 피부 톤 등 피부 부위별 고민을 집중 케어하는 제품이다. 디바이스 전용 라인답게 비타민C, 바쿠치올 등 핵심 성분을 음과 양 전하를 띈 이온으로 만든 제품으로 수퍼폼 갈바닉 부스터와 함께 사용하면 흡수 효율이 높아진다.
최근 LG생건은 화장품 제조와 뷰티테크 산업 간의 융합 효과를 높이기 위해 LG전자의 프리미엄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LG 프라엘(Pra.L)’을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LG 프라엘의 상표권과 SNS 채널 등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제반 사항이 LG생건으로 이관됐다. 향후 프라엘 제품 개발과 출시, 마케팅 활동은 LG생건이 진행한다.
LG생건은 ‘화장품-디바이스-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뷰티 인텔리전스 스킨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뷰티테크 사업을 본격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LG생건의 화장품 전문 연구개발(R&D) 노하우를 뷰티 디바이스에 접목해 진일보한 스킨케어 솔루션을 제공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