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WTI 배럴당 72.98달러로 전장대비 7% 올라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이스라엘군이 이란에 공습을 이어가면서 국제 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공습한 후 이란도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해 보복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72.98달러로 전일 대비 7.2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4.23달러로 전장보다 7%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유가가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일일 상승폭으로는 최대치다.
특히 WIT 선물 가격은 아시아 중에서 장중 한때 상승폭이 14%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동은 전세계 원유 생산의 약 30%를 담당하고 있으며,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에서 3번째로 원유 생산량이 많다.
이스라엘과 이란 군사충돌이 확전 흐름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이란이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도 있어 원유 시장이 휘청일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석유의 주요 수출 통로로, 전세계 석유 6분의 1이 이곳을 통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으로 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한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번지면, 최악의 경우 유가가 현재 2배 수준인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전투기 수십대를 동원해 이란 핵 시설을 선제공격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고위 당국자 여럿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란도 이스라엘에게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에 나섰고,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름값은 환율 영향 등으로 이번주까지는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흐름 속에 다음주부터는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ℓ)당 1627.7원으로 전주 대비 2.1원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통상 2~3주 뒤 국내에 반영되기 때문에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다다음주에는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 상승 흐름에 국내 정유사들은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가가 오르면 그동안 쌓아놓은 재고 가치가 오르기 때문에 이익이 급등할 수 있어서다. 앞서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치솟으며, 국내 정유 업계는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원유 매입 비용이 증가하고, 고유가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