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후 7거래일간 8% 급등
새 정부 정책 기대감, 증시 부양 공약 영향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중동 위기가 격화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20.59p(2.61%) 내린 768.86으로 마감했다. /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습에 나서는 등 중동 위기가 격화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20.59p(2.61%) 내린 768.86으로 마감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새 정부 출범에 코스피 지수가 고공행진 하면서 3000피(코스피지수 3000)를 목전에 두고 있다.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퉈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 상향 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13일(한국시간) 기준 G20의 주요 주가지수(종가)를 5월 12일과 비교한 결과 코스피는 한 달간 11.02% 상승했다고 14일 밝혔다.

코스피는 2607.33에서 2894.62로 한 달 새 400포인트 가까이 올라 G20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이자, 유일한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다.

이외에 G20 주요 지수 등락률은 인도네시아(4.88%), 캐나다(4.24%), 호주(3.59%), 미국(S&P500·3.44%)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지난 3일 대선을 전후해 7거래일 연속 상승 허니문 랠리를 펼치며 약 3년 5개월 만에 2900선을 회복했다. 이 7거래일 동안의 상승률만 하더라도 8.24%에 달한다. 지난해 말 이전 정부의 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정치적 불확실성이 대선과 함께 해소되면서 새 정부 정책 기대감, 증시 부양 공약 등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간 코스피를 내리 팔았던 외국인은 지난 5월부터 순매수로 전환했고 대선 이후 상승 기간에는 4조3544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하반기 코스피 밴드를 기존 2400∼2900에서 2600∼3150으로 올렸고, NH투자증권도 기존 목표치인 3000을 오버슈팅한 3100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역시 조정이 있어도 추세 반전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할인 요소들의 해소 기대와 빠른 외국인 순매수세가 동반되며 코스피 지수의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2배에서 1배로 올랐다"며 "향후 관련 법안 내용과 통과 속도 등에 따라 코스피 지수는 기존 자사 목표치(3000선)도 넘겨 선행 PBR 1.01배, 즉 코스피 3100선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상승 요인의 하나는 매도 공백으로 외국인은 아직 매수 초기인 만큼 다시 매도로 전환할 유인이 크지 않고 개인 자금까지 들어오기 시작하면 시장 유동성이 풍부해질 것"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지만 대기 자금이 풍부해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7거래일 간의 상승 랠리를 멈추고 코스피 2900선을 반납하는 빌미를 제공한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은 변수로 꼽힌다. 이뿐만 아니라 여전한 미국 관세 우려, 고점 인식 등으로 증시가 더 오르지 않고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투자자도 상당하다. 호재가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돼서 시장이 악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지난 10일 기준으로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7조650억 원으로,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지난 3월 31일의 3조 9160억 원 대비 1.8배 수준으로 늘었다. 공매도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사서 다시 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청산하지 않은 공매도 잔고가 늘어나는 것은 시장이 주가 하락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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