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중고차 사업 개시 1년 8개월만에 넥쏘 매물 수용
견적 반응엔 “시세·자체기준 반영한 것, 고객 편익 우선”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현대자동차가 수소전기차 넥쏘 고객들의 요구사항이었던 중고차 매입을 최근 개시했다. 소비자들이 현대차의 넥쏘 매물 취급에 관심을 보인 가운데, 일부는 견적가에 아쉬움을 표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출고 후 2년 이상, 주행거리 15만㎞ 이하인 구형 넥쏘를 ‘내차팔기’ 서비스를 통해 매입 중이다.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넥쏘 차량의 소유주는 현대 인증중고차 공식 홈페이지에서 차량 정보를 입력하는 것으로 매매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이후 인증 전문 평가사가 고객을 방문해 차량 견적을 내고, 고객이 온라인 거래 계약 체결 여부를 최종 결정할 수 있다.
이후 찾아온 탁송기사에게 차량과 명의이전 관련 서류를 전달하면 이후 1일 내 차량 대금을 받을 수 있다. 명의 이전은 차량 대금 입금 후 2일 이내 완료된다. 현대차는 이달 구형 넥쏘를 매각한 고객이 신형 넥쏘를 구입하면 300만원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현대차 신차 중 가장 큰 규모의 혜택이다.
현대차는 지난 10일 신형 넥쏘 출시와 함께 구형 넥쏘 매입을 개시했다. 지난 2023년 10월 인증중고차 사업 개시 후 1년 8개월 만이다. 앞서 현대차는 합리적인 수준의 시세를 매기고 중고차 상품성을 분석하는데 필요한 차량 운행 데이터가 부족하단 이유로 넥쏘 중고차를 매입하지 않았다.
고객들 사이에선 현대 인증중고차 매입이 이뤄지지 않아 넥쏘 중고 매매가가 낮게 책정된단 볼멘소리가 나왔다. 넥쏘는 2018년 출시돼 다른 내연기관차에 비해 판매 기간이 짧은데다 판매량이 많지 않고, 동종 모델이 없어 중고 시세를 공정하게 매기기 어려운 상태였다. 같은 사유로 현대차가 한동안 넥쏘 중고차를 매입하지 못함에 따라 넥쏘의 출고 후 가치가 더욱 빠르게 떨어졌단 지적이다.
이번에 매입을 개시한 것은 국내 넥쏘 운행대수가 증가함에 따라 인증중고차 사업에 필요한 데이터나 관련 노하우를 확보한 결과로 분석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넥쏘 등록대수는 지난 4월말 기준 3만6501대로 2023년 10월 3만2931대 대비 10.8% 증가했다.
◇ 고객들 “헤이딜러·당근보다 견적가 낮아”
구형 넥쏘 고객들은 공식 인증중고차 사이트를 통해 현대차가 제공하는 예상 시세에 주목하고 있다. 넥쏘 고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한 내용을 살펴보면, 7만3000㎞를 주행한 2022년식 넥쏘 프리미엄 트림의 예상 시세는 이날 현재 1020만~1330만원으로 산출됐다. 당시 7095만원에 판매된 차량을 국고, 지자체 보조금 3250만원 수령해 3845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가정하면 차량 잔존가치(잔가)가 4년 만에 최고 73.5% 하락한 셈이다.
예상 견적을 내본 소비자들은 차량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잔가가 더 높이 산출되는 점에 대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통상 현대차가 중고차 업체보다 매매가를 높이 쳐주는 것으로 인식하고, 넥쏘 견적가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헤이딜러나 당근에서 받은 견적가보다 낮은 것 같다”며 “300만원 (신형 넥쏘 구입 시) 할인을 반영해도 100만원 좀 더 받는 정도”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대 인증중고차 거래 고객의 편익 강화와 넥쏘 판매 확대를 방향 삼아 인증중고차 서비스를 운영, 개선해나간단 방침이다. 구형 넥쏘 고객에게 신형 넥쏘 구매 혜택을 내달 연속 제공하는 것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중고차 견적가 산출 과정에 기존 시세와 자체 분석 기준 등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