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낸드 재고 안정화···삼성·SK, 출하량 증가

삼성전자의 QLC V9 낸드플래시 /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QLC V9 낸드플래시 / 사진=삼성전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낸드플래시 재고가 쌓이면서 올 1분기 주요 메모리 제조사의 낸드 출하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선두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시장 점유율이 위축된 반면 미국 마이크론은 주요 낸드업체 중 유일하게 출하량이 증가하며 매출 점유율을 소폭 끌어올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 대비 15% 하락했고, 같은 기간 출하량은 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샌디스크 등 낸드 매출 상위 5곳의 총매출은 전분기 대비 24% 감소한 120억 2000만달러(약 16조 5720억원)를 기록했다.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는 1분기 매출 42억달러(약 5조 7905억원)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5% 감소했다. 기업용 SSD 수요 약세에 따라 낸드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10%가량 감소했으며, ASP도 10% 중반 수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은 낸드 매출액에서 전분기 대비 35.5% 더 큰 폭으로 감소한 21억 9000만달러(약 3조 218억원)를 기록했다. 30TB 대용량의 SSD 재고가 쌓이면서 출하량과 ASP 모두 감소했다.

낸드 시장에서 양사는 각각 매출액 기준 점유율 31.9%, 16.6%로 1, 2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전분기 대비 삼성전자는 2%p, SK하이닉스는 3.9%p 떨어졌다.

마이크론은 1분기 매출에서 전분기 대비 11% 감소한 20억 3000만달러(약 2조 7988억원)를 기록하며 15.4%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분기 대비 1.6%p 오른 수치다. ASP 하락에도 출하량 증가에 성공하며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처음으로 3위에 안착했다.

이외에 키옥시아는 지난 1분기 낸드 매출에서 전분기 대비 27.9% 감소한 19억 1600만달러(약 2조 6412억원)를 기록했다. 14.6%의 시장 점유율로 마이크론에 밀려 4위에 머물렀다. 올해 미국 웨스턴디지털에서 다시 분사한 샌디스크는 매출액 16억 9500만달러(약 2조 3366억원)로 전체 낸드 시장 점유율 12.9%를 차지했다.

2분기엔 낸드 재고가 점차 안정화되면서 출하량 반등이 예상된다. 제품 가격도 1분기 저점을 지나 2분기엔 전분기 대비 3~8%, 3분기엔 5~10% 상승하는 등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트렌드포스는 일부 세트업체들이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우려에 따라 낸드 조달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이를 고려할 시 2분기 전체 낸드 시장 매출은 전분기 대비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또한 2분기 낸드 출하량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각각 10% 중반,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서버향 PCIe 5세대 시장 수요 증가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8세대 V낸드(V8) 선단 공정 전환을 가속화한단 방침이다. SK하이닉스도 기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하되, QLC(쿼드레벨셀) 기반의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수익성 중심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낸드의 가격 회복 흐름은 공급사들의 감산 기조와 낸드의 고용량화 수요가 맞물리면서 단기적으로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세트 수요 회복세는 최근 매크로 불확실성 해소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기업용 SSD 고용량화 추세가 이어지며 낸드 수요 성장세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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