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 3074억원···분기 기준 역대 최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매출 대비 비중도 0.9%P↑
LMR 양산 계획 발표···특허만 200건 이상 보유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양산을 결정하는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선점을 목표로 한 전략적 행보가 두드러진다.
18일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025년 1분기 연구개발비는 3074억원으로,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4.9%에 달했다. 연구개발비는 지난해 동기(2534억원)보다 21%가량 늘었고,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0.9%P 증가했다.
연구개발비는 매년 오름세를 보였다. 2022년 8760억원, 2023년 1조374억원, 지난해 1조882억원 등이다. 올해도 지난해를 뛰어넘는 연구개발비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너럴모터스(GM)와 공동 개발한 리튬망간리치(LMR) 배터리 양산 계획을 내놨다. 두 회사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테네시 공장에서 오는 2028년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LMR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위협할 ‘게임체인저’로 통한다. 중국은 LFP 배터리 대부분을 공급하며 저가 배터리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LMR은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서 가격이 비싼 니켈과 코발트 대신 망간을 많이 사용해 제조단가가 낮다는 장점을 지닌다. 가격은 LFP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LFP 배터리보다 성능은 더 좋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에 따르면 LMR 배터리는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33% 높다. 그간 LMR 배터리는 수명이 짧다는 한계로 상용화 속도가 더뎠지만, 양사는 연구개발을 통해 이러한 단점을 보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보유한 LMR 관련 특허는 200건 이상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연구개발한 독자적인 코팅 기술, 입자 설계, 공정 최적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하이니켈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의 수명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저가부터 고가 배터리 시장까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지난해부터 올 3월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지름 46mm) 공급 계약을 연이어 따내며 기술력을 입증하고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지름 21mm·높이 70mm) 배터리와 비교해 용량은 6배, 출력은 5배 이상 개선된 제품이다. 통상 2170 배터리의 경우 전기차 1대에 4500개의 셀을 필요로 하는 반면 46시리즈는 셀 750개로 충분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MR, 46시리즈에 더해 고전압 미드니켈, LFP, 각형 배터리 등 제품군을 완성해 수주를 더 늘려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