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세부과 전 반도체 물동량↑
LG전자 가전·공조서 강세···현대차, 美서 역대최고 판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부두에서 차량이 선적되고 있다.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부두에서 차량이 선적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유력 기업들이 미국 행정부의 상호 관세 부과에 직면한 가운데, 지난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분기 미국 관세 부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별 실적은 대부분 안정적인 개선 흐름을 이어온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의 희비도 교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유력 기업집단별 주요 계열사들은 이달 중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오는 7일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8일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기아, SK하이닉스 등 기업들은 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3개월간 증권업계에서 발표한 기업별 실적 전망치의 평균값을 살펴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 매출액 77조2208억원, 영업이익 5조1148억원으로 추정됐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7.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22.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별 주요 기업 실적 추이 전망. / 자료=증권업계
그룹별 주요 기업 실적 추이 전망. / 자료=증권업계

반도체 부문에서 미국 관세 부과 전 메모리 제품 물동량이 예년 대비 늘고, 중국에서 소비 촉진을 위한 이구환신 정책 덕에 스마트폰용 재고가 소진돼 매출을 늘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중국 수출 규제, 파운드리 적자, TV·가전 경쟁 심화 등 요인으로 인해 3개 분기 연속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고부가 제품 HBM의 우월한 경쟁력을 앞세워 전년동기대비 실적을 크게 늘렸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분기 SK하이닉스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17조2443억원, 영업이익 6조5337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126.4%씩 크게 증가했다. 지난 분기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량 조절 등의 영향으로 가격 인상 흐름이 시작됐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맞춤형반도체(ASIC) 등의 확산으로 인해 HBM 수요가 확대되고 있단 관측이다.

LG전자는 지난 분기 매출액 22조668억원, 영업이익 1조25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1분기에 비해 매출액이 4.6%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5.7% 감소할 전망이다. LG전자는 가전 구독, 냉난방공조(HVAC) 등 소비자, 기업향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실적 발목을 잡았던 물류비 등 각종 비용이 감소한 가운데 수익성 개선 여부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는 지난 분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도입되기 전 실적을 안정적으로 늘려온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1분기 실적은 매출액 43조2672억원, 영업이익 3조62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2.0%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는 지난 분기 글로벌 100만7000대를 판매해 올해 목표 417만4000대의 24.1%를 채웠다.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1분기 현지 역대 최고 규모인 20만3554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관세 부과로 인해 차량 가격이 인상되기 전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자동차, 가전,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 수출 품목 대부분에 상호 관세를 부과했거나 이를 추진 중인 점은 2분기 이후 업계 전망에 안개를 드리우고 있다.

각 업계는 2분기 이후 실적 부진·개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 사 전략을 다듬고, 정부와 대책 회의를 실시하는 등 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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