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스 매트릭스, 양자내성암호 적용으로 보안 강화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이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이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고명훈 기자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에 보안 솔루션을 확대 적용하며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업체들과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올해 AI 기반 가전 모델 수를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리며 판매 실적 확대를 목표로 한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28일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AI가 더해지면서 가전 쪽 잠재적인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AI가 적용된 제품들을 지속해서 늘리고 있고 매출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의 경우 AI가 적용된 모델 수가 3배 이상 늘었으며, 판매는 훨씬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가전제품에 AI를 지속해서 접목해 사업의 성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활용하던 보안 솔루션 ‘녹스’를 AI 가전에 확대 적용한다. 올해 출시하는 모든 와이파이가 가전제품에 ‘녹스 매트릭스’를 적용했으며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가전과 로봇청소기에는 ‘녹스 볼트’를 도입해 보호 체계를 강화했다.

◇“중국 가전 연결해도 보안 우려 無”···10년 후 미래 가전 보안까지 대비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실시간 점검하고 위협이 감지되면 자동 차단 및 사용자에게 경고하는 방식이다. 연결되는 기기가 많을수록 보안이 강화되는 구조로 설계했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 인증번호, 패스키 등 개인정보를 클라우드가 아닌 하드웨어 보안 칩에 저장하는 시스템이다. 해킹이나 정보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올해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에 확대 적용한다. / 사진=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자체 보안 솔루션인 녹스를 올해 비스포크 AI 가전 신제품에 확대 적용한다. / 사진=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활용하면 삼성 가전뿐만 아니라 중국 제품을 포함한 타사 기기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보안 우려에 대해 회사는 스마트싱스 환경에서 녹스 매트릭스를 적용하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없다고 일축했다.

양혜순 삼성전자 DA사업부 MDE전략팀장(부사장)은 “중국 가전도 스마트싱스 안에서 녹스 매트릭스로 제품끼리 서로 보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스마트싱스 안에 들어오려면 관련 프로토콜을 만족하는 것이 필수여서 녹스 보안 시스템을 통과해야 한다. 개인정보의 경우 서로 클라우드에 보관하지 않고, 모든 데이터를 삼성전자 기기 안에서 보관하기 때문에 보안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마트싱스 가입자는 전세계 3억9000만명에 달하며 삼성 갤럭시폰 이용자뿐만 아니라 아이폰 사용자 비율도 높아 AI 기반 홈 가전 서비스가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단 점도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암호 솔루션으로 지목되는 양자내성암호 기술도 선제 적용해 미래 가전제품에 대한 보안까지 대비한다. 올해 신제품 중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9인치 스크린 냉장고가 UL 솔루션즈 IoT 보안 평가에서 다이아몬드 등급을 획득했다.

문 부사장은 “이번에 양자내성암호까지 선제적으로 적용하면서 고객들이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보안 체계를 마련했는데, 가전제품은 보통 10년 동안 써야 하므로 미래 보안까지 대비해서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제품에 스크린 대폭 확대···사용 연결성 강화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 신제품에 터치스크린 탑재를 대폭 확대했다. 비스포크 냉장고에 9인치 스크린이, 세탁기·건조기·오븐, 인덕션 등에 7인치 스크린이 장착됐다.

9인치 스크린이 장착된 냉장고는 스마트싱스 허브 기능을 포함해 집안의 도어록, 블라인드, 에어컨, 조명 등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맵 뷰’ 기능을 통해 가정 내 모든 스마트 기기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삼성전자 가전 신제품 라인업 / 사진=고명훈 기자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삼성전자 가전 신제품 라인업 / 사진=고명훈 기자

7인치 스크린이 장착된 세탁기, 오븐 등의 제품은 전화 받기, 제품 사용법 확인, 콘텐츠 검색 등이 가능하며 화면을 터치해 이용할 수도 있고, AI 음성 비서 서비스인 ‘빅스비’와 연동해 음성 명령도 지원된다. 빅스비의 경우 올해부턴 보이스 ID 기능이 추가되면서 AI가 사용자 목소리를 인지해 개별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

양 부사장은 “가정 내에서 가사를 할 때 모바일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러 집안일을 하다 보면 기기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기기가 같이 연동돼 있을 때 사용자들이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며 “냉장고 스크린으로 식자재를 확인하고, 화면을 통해 음식을 추천받아 레시피를 보며 요리할 수 있다. (스크린은) 고객들에게 더 원활한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문 부사장은 최근 별세한 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기조연설을 대신해 발표를 맡았다.

그는 가전사업 리더십 공백 우려에 대해 “이전부터 구체적으로 추진 방향과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있어서,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가전사업부 임직원들이 혁신에 매진 중이며, 이런 결과들이 사업 성과로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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