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LS일렉트릭, 배전반 수주 기대감↑
"IRA·관세 리스크에도 ‘현지 생산’ 통한 돌파구 마련"
"국내 생산 제품 관세 부과되더라도 고객사와 절반씩 부담"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정용석 기자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S일렉트릭이 미국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은 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엔지니어들이 청주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며 미국 내 배전반 공급 가능성을 시사했다.

◇ 미국 데이터센터 공략···배전반 사업 본격 확대

LS일렉트릭은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보유한 기업으로, 초고압 변압기부터 배전반, 전력변환장치(PCS)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대규모 전력 소비처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배전반의 수요가 지속 증가하고 있다.

구 회장은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엔지니어들이 청주 공장을 찾아오고 있다"며 "이들은 자사에서 사용 중인 제품과 동일한 사양의 배전반을 원하면서도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LS일렉트릭은 북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미국 MCM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텍사스주 테크센터 내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배전반 및 전력 장비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현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구 회장은 "미국에서 배전반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맞다는 전략을 일찍부터 세워왔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강화해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LS일렉트릭은 향후 추가적인 공장 확장과 생산 캐파 증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현지 생산 기반을 갖춘 덕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구 회장의 설명이다. 이날 구 회장은 청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고객사와 절반씩 관세를 부담하겠다"고 했다.

LS일렉트릭 청주스마트공장 외부 모습. /사진=LS일렉트릭
LS일렉트릭 청주스마트공장 외부 모습. /사진=LS일렉트릭

◇ IRA·유럽 CBAM 선제 대응

LS일렉트릭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환경 규제 변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구 회장은 "탄소배출 이력이 없는 제품이 아니면 수출이 어려운 시대가 왔다"며 "LS일렉트릭은 이미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는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개발해 적용 중이며, 이를 통해 환경 규제에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배전반 자체도 UL 인증을 받아야 한다. LS일렉트릭은 이를 위한 테스트 설비를 갖춘 국내 유일한 전력기기 업체다. 구 회장은 "LS일렉트릭은 한국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 외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독자적인 전력 테스트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빠른 인증 및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향 매출이 가시화하면 LS일렉트릭의 미국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LS일렉트릭은 오는 2027년 북미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목표를 세웠다. 이날 구 회장은 "(1조원 매출 목표에)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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