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 1년새 시총 119.7% 증가···美 일감확보 순항
마린솔루션·에코에너지, 해저케이블·친환경에너지 수요증가 수혜
[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LS그룹의 주요 상장사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이 7.5% 줄어드는 등 국내 증시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9% 증가하며 선방한 모습을 보였다. 높아지는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에서도 사업기회를 포착한 것이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전력 인프라 수요 훈풍이 여전해, LS 상장사의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코스피 시총은 2023년 말 2126조원에서 지난해 말 1966조원으로 줄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48조510억원이 깎여 32.5%나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의 22개 상장종목(우선주 포함)도 22.7% 쪼그라들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처럼 국내 증시가 각종 이슈와 사건, 악재 등에 시달린 1년은 없었다”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억눌려있어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반면 LS그룹은 어려운 증시 상황에도 시총이 늘어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LS의 주요 상장사는 ▲㈜LS ▲LS일렉트릭 ▲LS머트리얼즈 ▲LS마린솔루션 ▲LS에코에너지 ▲LS네트웍스 등이다.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은 2023년 말 9조4563억원에서 지난해 말 10조3083억원으로 9.0%(852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LS일렉트릭과 LS마린솔루션, LS에코에너지 등이다. LS일렉트릭은 1년간 시총이 2조6280억원(119.7%) 많아졌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전력 설비뿐만 아니라 현지 고객사를 대상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확장한 영향이다.
북미에서 LS일렉트릭이 지난해 거둔 전력 인프라 관련 매출은 6985억원이다. 2022년 1201억원 대비 5배, 2023년(4517억원)과 비교하면 55% 늘어난 규모다.
전력 소비량이 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인프라 확장 움직임에 신규 수주액도 증가 추세다. 2022년 4502억원에서 2023년 5493억원, 지난해는 7237억원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액은 3조1000억원 수준이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늘어나는 신규 일감을 중심으로 전력 인프라 글로벌 기업 빅4로 성장할 방침”이라며 “투자 확대를 통해 국내는 물론 미국 현지에도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S마린솔루션(70.4%)과 LS에코에너지(48.3%) 등도 시총이 크게 증가했다. 해저케이블 및 풍력발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수요 급증이 호재가 됐다.
단, LS그룹에서도 시총 감소를 피하지 못한 곳도 기업도 있다. LS머트리얼즈의 경우 1년간 시가총액이 2조2035억원(73.4%) 줄었다. 울트라 커패시터 사업부의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울트라 커패시터의 주요 수요처는 전기차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인데 시장약세에 해당 기업의 투자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LS머트리얼즈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