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르면 이달 푸틴 대통령과 종전 관련 정상회담 가질듯
종전 시 러-우 영공 운항 가능해져 유럽·미주 비행시간 1~2시간 단축
러시아 노선 재취항 가능성도···코로나19 전 연 150만명 이용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및 운임 하락 따른 여행 수요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이달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미국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계는 그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 및 미주 노선 운항거리 및 비행시간이 늘어나고, 러시아 노선에서 철수하는 등 피해가 컸다. 하지만 종전이 될 경우 비용 절감 및 신규 노선 확대 등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 고위급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회담에서 만나 러-우 전쟁 종식에 대한 내용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고위급 회담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됐다. 종전에 대한 많은 자신감을 가졌다”며 이르면 이달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이 만나게 될 경우 종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공약 중 하나로 러-우 종전을 내세우기도 했다.

종전이 현실화 될 경우 국내 항공업계가 볼 수혜도 상당하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국내 항공업계는 양국 영공을 우회해 운항하느라 비행거리가 그만큼 길어졌다. 유럽노선의 경우 편도 기준 1시간 30분~2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지연됐으며, 미주 동부 노선도 1시간~1시간 40분 정도 시간이 더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종전 시 다시 양국 영공을 운항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비행시간이 단축돼 비용 절감이나 스케줄 관리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많다.

특히 최근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유럽과 미주 노선에 취항하고 있어 대형 항공사 뿐 아니라 LCC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LCC의 경우 대형 항공사 대비 운항거리가 짧은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어, 그동안 우회 운항하느라 피해가 컸지만 정상 운항이 될 경우 더 많은 승객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 150만 러시아 노선 다시 재개될까

종전 시 우회거리 감소 뿐 아니라 러시아 노선 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국토교통부 항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러시아 노선 이용객은 152만명에 달했다. 이는 국내 인기 여행지인 싱가포르(163만명), 괌(153만명)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작년에는 러시아 전쟁으로 여행객이 1075명 수준으로 뚝 떨어졌지만, 재운항할 경우 그만큼 여객 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는 대한항공 뿐 아니라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LCC도 취항한 인기 노선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가장 가까운 유럽’이라는 별명을 가진 곳으로 3시간 이내 짧은 비행으로도 유럽을 느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동해 연안 최대의 항구 도시로, 시내 중심부에는 고풍스러운 유럽 양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또한 종전 후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진출이 다시 시작될 경우 상용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종전에 유가 하락 기대감도

아울러 종전 후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국제유가는 양국 전쟁으로 인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종전이 될 경우 하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종전 협상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국제유가는 곧바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가는 항공사들 고정 비용중 가장 높은 부분을 차지한다. 항공유는 통상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30% 가량을 차지한다. 유가 상승에 따른 항공유 가격 상승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2023년 기준 대한항공 전체 영업비용은 14조3217억원이며, 이 중 연료유류비는 4조8023억원으로 약 33.5%를 차지했다.

국제유가가 떨어질 경우 유류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비용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

또한 유가가 하락할 경우 유류할증료도 떨어지기 때문에 실질적인 항공권 가격이 내려가 여행 수요를 늘리는 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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