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카카오값, 롯데웰푸드 건·빙과 26종 가격 인상
신 회장, 올해 첫 사업장 방문지로 인도 택해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인도를 택했다. 인도는 롯데그룹이 K-제과 사업 확대에 힘을 싣는 국가다. 신 회장은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치솟는 카카오값, 환율에 롯데웰푸드가 성장 한계에 마주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오는 17일부터 건·빙과 26종의 가격을 평균 9.5% 인상한다.
건과 주요 제품으로는 가나마일드 70g을 권장소비자가 기존 2800원에서 3400원으로, 크런키 34g을 1400원에서 1700원으로, 초코 빼빼로 54g을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린다. 몽쉘 오리지널 12입은 6600원에서 7000원, 롯샌 파인애플 315g은 4800원에서 5000원, 빠다코코낫 300g은 4800원에서 5000원, 마가렛트 오리지널 660g은 1만3200원에서 1만3500원으로 오른다. 빙과류는 월드콘과 설레임이 기존 1200원에서 1400원으로 인상된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코코아를 비롯해 유지, 원유 등 각종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전기료 등 가공비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원가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초콜릿의 주 원료인 코코아(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것)는 시세가 폭등한 뒤 좀처럼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월20일 코코아 선물가격은 톤(t)당 1만2565달러(ICE 선물거래소)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코코아는 지난 수십 년간 t당 2000달러대의 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왔으나, 5~6배 수준으로 가격이 뛴 것이다. 지난 한 해만 172% 상승해 지난해 원자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치솟는 환율은 롯데웰푸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4조443억원, 영업익은 1571억원으로 각각 0.5%, 11.3% 감소했다. 원재료의 많은 부분을 수입해 의존하는 국내 식품 사업 특성상 환율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웰푸드에 애정을 쏟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한국 롯데그룹의 모태로 여겨지지만 수년전까지만 해도 성장성이 낮은 제과기업이라고 평가받으며 그룹에서 주목도가 낮았다. 다만 롯데케미칼이 실적 부진, 신사업 차질 등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롯데웰푸드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올해 신 회장은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로 인도를 택했다. 인도는 롯데웰푸드가 빼빼로 브랜드의 첫 해외 생산기지로 낙점한 국가다. 현재 수출용 빼빼로는 국내 롯데웰푸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인도 생산기지가 가동되면 기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 판매하던 유통 물량을 신규 구축하는 빼빼로 생산라인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인도 내수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인도 주변국까지 사업이 확대되면 신 회장이 목표 삼은 ‘연매출 1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메가 브랜드 육성에도 가까워질 수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와 가나에서 카카오 농장을 점검하고 카카오 묘목을 기증했다. 이에 앞서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수급 안정화를 위해 한·일 롯데 카카오 공동구매를 검토했다. 빼빼로가 해외에서 ‘롯데 상품’이란 브랜드 중심으로 협력한다는 것이 원롯데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는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이 롯데웰푸드 사업장을 점검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가운데 롯데웰푸드가 치솟는 카카오 대신 해외 시장을 개척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신 회장은 올 초 열린 2025년 상반기 VCM(옛 사장단 회의)에서 “국내 경제, 인구 전망을 고려했을 때 그룹의 성장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면서 “해외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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