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탄' 예고···장기적으로 물동량 감소 우려
컨테이너 공급 과잉 본격화···운임 하방 압력 우세
해운업계 74.4% "당장 내년엔 문제 없다" 낙관론도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해운업계가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더불어 내년부터 컨테이너선 공급과잉 현상이 본격화한다면 불황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주 대비 70.17P 오른 2460.34로 집계됐다. SCFI는 지난 11월 22일부터 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지난 3분기부터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국의 밀어내기 수출이 증가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렸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인상을 대비한 중국 업체들이 저가 밀어내기로 수출 경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에 물동량이 증가하자 컨테이너선 운임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전 세계 행상 물동량이 감소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대한 최대 60% ‘관세 폭탄’을 예고하고 있어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2017~2021년) 때도 무역분쟁으로 컨테이너선 물동량 증가세가 주춤했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이후 2018년(4.4%), 2019년(2.2%)으로 갈수록 증가율은 감소했다.
물동량이 줄면서 덩달아 운임은 하락했다. 2017년 710선까지 떨어진 SCFI는 2020년에 돼서야 1000선을 회복했다.
내년부턴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시장의 구조적 공급과잉이 또렷해질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펴낸 ‘컨테이너 해상운임 변동 특징과 2025년 전망’ 보고서는 “2025년에는 컨테이너 선복 공급과잉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안정적인 선복 공급 증가가 시장에 각인될 경우 운임 하방 압력이 우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당장 내년부터 해상운임이 급격히 하락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는 화주‧선사‧포워더 종사자 413명을 대상으로 내년 글로벌 해상운임 전망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였다. 응답자의 74.4%는 내년도 해상운임이 상승(39.8%)하거나 현 수준을 유지(34.6%)할 것으로 예상했다.
해상운임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설문자의 21.9%가 상승 전망의 근거로 ‘중동사태 장기화’를 꼽았다. ‘글로벌 선사의 선복 공급 조절’이 21.8%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