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점유율 73%로 1위···애플도 ‘비전 프로’도 출시 첫해 약진
삼성전자, 퀄컴·구글과 내년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출시 예정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스마트폰 등 IT 수요 침체에도 차세대 기술로 지목받는 가상현실(VR)·혼합현실(MR) 헤드셋 시장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VR·MR 시장은 메타버스 투자를 선도했던 메타(옛 페이스북)가 주도하고 있으며, 올해 첫 MR 제품을 출시한 애플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 중이다.
2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퀄컴·구글과 협력한 신형 확장현실(XR) 기기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점유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3사가 준비 중인 신제품 코드명은 ‘프로젝트 무한(Project Moohan)’이다. 최근엔 유럽특허청(EUIPO)과 영국특허청(UKIPO)에 ‘삼성 스위치’란 이름으로 상표권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엔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개방형 협업을 통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 플랫폼이 탑재된다.
안드로이드 XR은 멀티모달 AI를 기반으로 외부·가상 현실 간 상호 작용을 지원한다. 구글의 생성형 AI 비서인 제미나이를 통해 대화 방식으로 정보를 탐색할 수 있고, 사용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오픈(Open) XR, VR 및 모바일 AR 커뮤니티와 개방형 협업을 통해 확장성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다수의 앱·서비스 콘텐츠를 확보하며 플랫폼 규모를 확장한단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23 플래그십폰 시리즈를 공개한 이후 퀄컴, 구글과 차세대 XR 폼팩터를 개발 중이라고 처음 밝힌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구글의 운영체제(OS)와 퀄컴의 칩셋이 탑재된 신규 디바이스를 출시하고,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은 “XR은 먼 미래가 아닌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다 줄 기술로, 물리적 한계를 넘어 주변 세계와 소통하며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구글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XR의 미래를 설계하고, 그 시작으로 ‘프로젝트 무한’을 소개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VR·M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8.8% 증가한 약 960만대에 이를 전망이다. 메타는 전년 대비 출하량을 11% 늘리면서 시장 점유율 73%로 1위를 차지했다. 높은 가격대로 수요가 적었던 퀘스트 프로2 프리미엄 모델 출시 계획을 중단한 한편, 출고가 299달러(43만9470원) 수준의 중저가형 모델인 퀘스트3S를 출시해 판매를 확대한 점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2위는 일본의 소니가 차지했다. 점유율은 9%로 전년 대비 출하량이 25% 감소했다. 트랜드포스는 소니가 지난해 PS VR2를 출시하면서 주목받았지만 기능과 애플리케이션 부족이 판매 감소로 이어졌단 분석이다.
올해 첫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선보인 애플은 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며 출시 첫해 3위에 안착했다.
트렌드포스는 애플 비전 프로가 VR과 MR 기기를 엔터테인먼트 도구를 넘어 다기능 생산성 도구로 재정의하며 시장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LG전자도 내년 신규 XR 기기 출시를 목표로 메타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 초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LG전자를 방문해 직접 프로젝트를 논의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프로젝트는 2027년으로 잠정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