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현대차·기아 매출 68조원 넘기며 사상 최고 기록
SUV·H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 및 선진국 북미 판매 확대 영향
1조원 상당 충당금 반영 제외 시 영업이익 7조4000억원대로 ‘역대급’
“4분기에도 호실적 이어갈 것···기아는 목표치 상향”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현대차·기아는 올 3분기 북미 지역 판매 확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HEV) 등 고수익 차종 판매가 늘어나면서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작년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이는 북미 지역서 ‘람다 2엔진’ 품질 비용 문제로 인한 충당금을 반영한 결과로 이를 감안하면 실제 영업이익도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
25일 현대차와 기아에 따르면 3분기 각사 매출은 42조9283억원, 25조5453억원 등 총 68조473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대비 2.9% 늘어난 수치다.
최근 현대차·기아 3분기 매출은 2019년 약 42조원에서 2020년 43조8900억원, 2021년 46조6200억원으로 40조원대를 유지하다 2022년 60조8600억원, 2023년 66조5500억원 등으로 60조원대로 오르는 등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기아 매출 증가 중 가장 큰 요인은 SUV 및 HEV 판매 확대다. 두 차급의 경우 세단과 내연기관 대비 가격대가 높기 때문에 대당 판매 수익도 그만큼 높다.
3분기 현대차 SUV 판매 비중의 경우 56.3%로 작년대비 0.9%p 올랐다. 기아는 SUV를 포함한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이 68.9%로 작년대비 1.9%p 상승했다.
HEV 비중의 경우 현대차는 지난 3분기 12.9%에 달하며 작년대비 4.3%p 올랐다. 기아는 지역별로 국내 HEV 비중은 28.2%(전년대비 2.3%↑), 서유럽은 19.2%(6.7%↑), 미국 8.6%(0.4%↓) 등으로 집계됐다.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로 인해 평균 판매 가격(ASP)도 덩달아 크게 올랐다. 3분기 기아 ASP는 3640만원으로 작년대비 5.8% 상승했다.
여기에 환율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현대차에 따르면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대비 3.7% 상승한 1359.4원이다.
북미 지역 판매량이 늘어난 점도 현대차·기아 매출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선진국인 북미 시장의 경우 다른 지역 대비 SUV를 비롯한 고수익 차량 판매 비중이 높은데다, 최근 현지에서 현대차·기아 브랜드 이미지가 올라가면서 ‘제 값받기’가 통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3분기 현대차 북미 판매량은 30만대로 작년대비 9.3% 늘었으며, 기아는 27만3000대로 전년대비 2.5% 늘었다. 특히 기아의 경우 3분기 북미지역 매출 비중이 46.4%에 달하며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 엔진 품질 비용 1조원 감안하면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
3분기 현대차와 기아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데 비해 영업이익은 다소 낮았다. 3분기 현대차 영업이익은 3조5809억원으로 작년대비 6.5% 줄었고, 기아는 2조8813억원으로 전년대비 0.6% 증가에 그쳤다.
이유는 북미 지역 ‘람다 2엔진’ 관련 품질 비용 문제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3분기 람다 2엔진과 관련해 선제적 보증 연장 조치를 취하기로 하면서 관련 충당금을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이는 앞서 현대차와 기아가 지난 2022년 3분기 세타2 엔진 품질 비용 문제로 2조9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반영하며 영업이익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올해의 경우 현대차는 람다 2엔진 품질 비용으로 3192억원, 기아는 6310억원 등 95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제외하면 현대차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 기아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대로 양사 영업이익은 7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6조6860억원 대비 10.6% 늘어난 수치로, 사실상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도 약 10.8%로 두자릿수를 넘는 셈이다.
특히 기아의 경우 3분기 품질 비용 반영 후에도 영업이익률이 10.9%에 달해 테슬라(10.8%)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 비용을 제외한 기아 영업이익률은 13.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번에 현대차·기아가 품질 비용을 한번에 처리하면서 올해 4분기 이후 영업이익은 더 큰 성장폭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관계자는 “람다 엔진 품질 비용에 대해선 최대한 보수적으로 계산했으며,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라며 “고수익 구조를 계속해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4분기에는 월 1조원 상당의 수익 구조를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해 현대차·기아는 1조원 상당의 품질 비용 문제에도 연간 목표를 하향 조정하지 않았다. 현대차의 경우 앞서 발표한 대로 올해 매출 성장률은 4~5%, 영업이익률은 8~9%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아의 경우 오히려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기아는 당초 올해 매출 목표를 101조1000억원이라고 발표했으나, 3분기 컨콜을 통해 최대 110조원으로 상향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기존 12조원에서 최대 13조2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기존 11.9%에서 12% 이상으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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