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501' 임상 1상서 개발 중단···2대 주주 한투파, 보유 주식 전량 매도
"우연의 일치, ABL501 임상 중단 이슈와 무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501’ 임상 1상 결과를 받아들면서 개발 중단을 결정했다. 상업성이 낮은 파이프라인은 정리하고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2대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이하 한투파)가 에이비엘바이오 주식을 전량 매도한 시점이 ABL501 개발 중단 발표 시점과 맞물린 것에 대해서는 것은 “이번 일과 무관한 이슈”라고 선을 그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이중항체 면역항암제로 개발해온 ABL501의 임상 1상 결과를 지난 30일 공시했다. 그러면서 ABL501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ABL501 개발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내외 환경 및 에이비엘바이오 연구 전략 방향에 변화가 있기 전까지 잠정 유보한다고 공식화했다.
당초 ABL501은 진행성, 국소 진행성(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고형암을 타깃 질환으로 임상 1상을 진행했던 약물이다. ABL501 단독요법에서 약물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고 약동학적 특성 확인하는 것이 임상의 목적이었다. 이와 함께 면역원성과 항암 효과의 예비적 평가도 진행했다.
다만 ABL501 임상 1상을 시작한 2021년과 현재 집중하고 있는 연구개발 분야가 다소 차이가 있고, 한정된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해 후속 임상을 잠정 중단하게됐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트렌드에 맞춰 차세대 신약 개발 분야를 이중항체 ADC로 타깃한 만큼 이 분야 연구 역량을 제고시키겠다는 전략적 판단이 선행됐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501 임상 중단 이유에 대해 “핵심 기술인 4-1BB 기반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Grabody-T), IGF1R 기반의 BBB 셔틀 플랫폼(Grabody-B) 그리고 이중항체 ADC 등의 분야에 집중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중항체에 전문성을 둔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력을 토대로 이중항체 ADC 신약 연구 역량을 넓히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에이비엘바이오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확보한 14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자체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ABL501 임상 중단을 공시한 타이밍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에이비엘바이오 주식 전량 매도 시점이 겹치자 “ABL501 임상 중단 계획을 한투파가 미리 알고 보유 주식을 처분한 것 아니냐” 의혹이 제기됐다.
에이비엘바이오의 2대 주주였던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지난 29일과 30일 양일간 에이비엘바이오 주식 232만4122주 전량을 매도했다. 매도 물량은 총 824억원 규모로, 이번 매도로 한투파 보유 지분율은 0%가 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한투파의 보유 주식 매도 배경에 대해 “한투파의 경우 펀드 만기가 곧 도래해, 펀드가 청산되기 전에 매도가 필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한투파가 장외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매도해 기업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대신 장내에서 물량을 소화했다”며 “그동안 부담이 됐던 오버행 물량이 해소돼 향후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 임원진마저도 한투파 공시 이후 주식 매도 소식을 전달받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501 임상 중단 시점이랑 한투파에서 주식 매도한 시점이 맞물린 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임상 완료 공시는 거래소 규정에 따라 CSR 보고서를 받는 대로 진행해야 하는데, 지난 8월 30일 CSR 보고서를 수령해 거래소 규정에 맞게 30일 공시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ABL501 임상 1상이 종료됐고, 현 시점 에이비엘바이오의 개발 방향과 차이가 있어 논의 끝에 잠정적 유보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