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1400억 규모 유상증자 결정
차세대 이중항체 ADC 임상시험 자금으로 활용
연내 기술이전 확신···글로벌 제약사 텀싯 수령

3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이상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3일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개최된 에이비엘바이오 기업설명회에서 이상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다은 기자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1개의 텀싯(투자의향서)을 받은 상태다. 올해와 내년 초반에 플러스 알파의 기술이전이 이뤄질 것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를 포함한 신약 연구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 받는 신약 개발 분야인 ADC 파이프라인에 집중 투자해 새로운 빅딜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에이비엘바이오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전날 이중항체 ADC 개발을 위한 14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결정과 관련해 “ADC 신약 파이프라인 미국 임상 1상 완료 단계까지 도달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2일 한국산업은행,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 2023, 인터베스트딥테크투자조합, 하나증권 등 기관투자자에게 신주 577만8196주를 발행해 14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을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 개발에 집중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설명이다. 기존 에이비엘바이오의 R&D 강점이었던 이중항체 신약 분야뿐만 아니라 ADC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임상시험에 쓰일 자금 확보가 관건이었다. 1000억원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구상 중인 이중항체 ADC 로드맵은 2026년 미국에서 3개의 후보물질이 동시에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중항체 ADC 시장이 초기인 만큼 공격적으로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중항체 ADC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항원만을 표적하는 단일항체 ADC 보다 더 많은 항원과 결합한다. 기존 ADC 대비 세포 내 약물 전달이 잘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에이비엘바이오 ADC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 사진=최다은 기자
에이비엘바이오 ADC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 사진=최다은 기자

또 오는 2025년까지 4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 이중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에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내년까지 현재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준비해 2026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최근 유상증자로 확보한 1400억원과 사노피, 유한양행 등 기존 파트너십으로 내년 받을 기술료 600억원, 올해 그랩바디 플랫폼을 기술이전 해 선급금과 마일스톤으로 총 4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중장기적인 신약개발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상훈 대표는 “2025년에는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이 미국 임상 1상을 진입할 것”이라며 “ADC 신약후보물질은 자체적으로 임상 1상을 완료한 뒤 기술이전 준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임상 단계보다 본임상 단계에 들어간 신약후보물질은 기술이전 선급금 규모가 훨씬 커지게 된다”며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1400억원으로 ADC 파이프라인들의 임상 1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중항체 ADC는 기존 단일항체만 탑재한 ADC보다 많은 항체를 적용해 치료효능이 극대화되고 적응증도 넓힐 수 있다. 여기에 독성 부작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아울러 에이비엘바이오는 내년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의 임상 2상 진입 및 ‘ABL001’의 담도암 대상 임상 2·3상 톱라인(Topline·주요지표) 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있다. ABL001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은 만큼 내년 담도암 적응증을 대상 가속승인도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는 “ROR1(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항원) 표적 ADC인 ABL202의 경우 혈액암뿐 아니라 고형암에서도 높은 항암 효과를 보였다”며 “경쟁사인 머크(MSD)의 약물과 비교해도 우월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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