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통신 부문 이어 내년 자동차·산업용 성장
특화 이미지센서·전력반도체 등 신사업 확대

DB하이텍 부천 사업장 전경 / 사진=DB하이텍
DB하이텍 부천 사업장 전경 / 사진=DB하이텍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하반기 레거시(구형) 반도체 수요 회복세가 가시화됨에 따라 DB하이텍이 8인치 파운드리 공장 가동률을 80%대까지 끌어올렸다. 올해 가전과 통신 수요가 회복되고 내년 자동차와 산업용 제품까지 성장에 가세하면 전체 가동률 95%에 도달하겠단 목표다.

3일 DB하이텍에 따르면 아날로그 반도체 수요는 지난 5월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반기 선단공정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가 반등할 전망이다. 회사는 신제품 과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려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을 방지하는 한편, 자동차·산업 분야 중심으로 신공정 개발 라인업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DB하이텍은 글로벌 셔터 공정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특화 이미지센서 사업을 확대 중이다. 글로벌 셔터는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 이미지를 왜곡 없이 포착하는 센서로 자동차, 산업, 로봇, 의료 등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다양한 크기의 픽셀에서 셔터 효율성을 구현한 공정을 개발 중이며, 올해 말까지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단일광자 포토다이오드(SPAD) 2세대 공정 기술도 확보했다. SPAD는 입자 수준의 미약한 빛 신호를 감지하는 초고감도 3D 이미지센서다. 정밀도가 높고 장거리 측정이 가능해 자율주행차,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 로봇, 스마트폰 등에 활용 가능한 핵심 부품으로 지목된다. 회사는 이외에 X-ray CMOS 이미지센서(CIS)에서도 유럽 선두 의료용 센서 전문업체와 제품 개발에 성공해 사업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지목되는 질화갈륨(GaN) 소자 개발도 연내 완료하고, 내년 하반기 양산을 개시한다. GaN은 기존 실리콘(Si) 기반 반도체 대비 고전압·고주파·고온에 강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소재로, 실리콘 3분의 1 크기로 소형화가 가능하단 장점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전력반도체 시장은 2021년 1억2600만 달러(약 1641억원)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59%의 성장률로 20억달러(약 26조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DB하이텍은 올 2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에서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14% 증가한 2989억원을, 영업이익은 66% 성장한 68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3%, 24% 감소했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료기기 등에서 매출이 증가해 전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며, “고전력 반도체, 특화 이미지센서 등 고성장·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이익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컨슈머, 산업용 반도체에서) 글로벌 가치사슬 내의 상당수 업체가 고객사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있음을 언급하고 있으며, 비록 수요 회복에 시일이 소요될지라도 재고가 건전한 수준이면 재고 비축 수요부터 선행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DB하이텍의 경우 80% 이상의 고객으로부터 우선 공급망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에 회복기에 가장 빠른 주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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