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HBM 매출, 상반기 대비 3.5배 증가 예상
6세대 HBM도 내년 하반기 출하 목표로 개발 중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량을 전년 대비 4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은 올해보다 2배 더 늘릴 계획이다. 회사는 차세대 HBM 개발에 매진하는 한편, 내년 생산라인 추가 증설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31일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 생산역량을 지속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업데이트된 생산 판매 계획 기준으로 올해 빗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및 고객 협의 완료 물량을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도 업계 최고 수준의 생산역량 확보를 목표로 올해 대비 두배를 넘어서는 빗그로스 공급량을 확대할 계획이며 일부 고객사 물량 요청이 지속되고 있어 해당 고객사들과 공급 협의를 이어나가며 내년 추가생산 규모를 확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HBM3E 매출 비중 60%로 확대”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의 올 2분기 HBM3(4세대) 매출은 전분기 대비 3배 증가했다. HBM3E(5세대)도 올 하반기 8단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12단 제품 공급도 시작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전체 HBM 매출 중 5세대 제품 비중을 60% 수준으로 확대한단 목표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 HBM3 12단 제품 판매 비중이 3분의 2 이상을 기록한 만큼 HBM3E도 성숙 수준의 패키징 수율을 구현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BM 내 3E의 매출 비중은 3분기 10% 중반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4분기는 60% 수준까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E의 본격적인 램프업(장비 설치 이후 대량 양산에 들어가기까지 생산 능력의 증가)과 함께 캐파 확대 영향이 맞물리면서 하반기엔 HBM 매출이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분기에 전분기 대비 50% 중반 증가했던 HBM 매출은 매분기 2배 내외 수준의 가파른 증가에 힘입어 하반기는 상반기 대비 3.5배 넘는 규모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HBM4(6세대)의 경우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고객 맞춤형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커스텀 HBM 제품도 함께 개발하고 있고, 현재 복수의 고객사들과 세부 스펙에 대해 이미 협의를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HBM 생산량 확대를 통해 공급 제약이 전망되는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도 내년 공급을 확보하고자 하는 고객사들의 요청이 있어 AI 서버용 등 수요가 높은 제품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D램은 HBM 생산증가로 선단 공정 기반 범용 제품 공급 제약이 전망되고, 낸드플래시는 작년부터 이어진 업계 캐팩스(생산설비 투자) 제약과 더불어 공정 전환 과정에서 제한적인 생산 빗그로스가 예상된다”며 “HBM은 어드밴스드 패키지 중심 증설 투자를 통해 생산역량을 지속 늘리는 한편, 범용 제품의 경우 AI로 촉발된 고성능·고용량 트렌드 속 선단 공정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레거시(구형) 라인의 전환 투자를 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8년까지 파운드리 고객사 4배 늘릴 것”
파운드리는 AI 고성능컴퓨팅(HPC) 수요가 지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세대 양산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지난해 대비 고객사 수를 4배 늘리고, 매출 9배 이상 확대를 목표로 내세웠다.
송태중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하반기 파운드리 시장은 불확실성이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AI HPC 시장의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된다”며 “선단 공정 사업의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본격 양산을 통해 올해 매출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단 공정에서 요구되는 고성능·저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나노 공정의 성숙도를 향상하고 추가 경쟁력을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3나노 GAA 2세대 공정을 활용한 웨어러블용 AP ‘엑시노스 W1000’를 제작하고, 이달 출시한 갤럭시워치 신제품에 탑재했다. 이를 시작으로 하반기 모바일 칩 양산에 돌입하고, 내년 2나노 공정 양산도 본격화한단 계획이다.
송 상무는 “올해 3년차에 접어든 3나노 GAA 1세대 공정은 수율과 성능이 성숙 단계에 도달했으며 2세대 공정은 웨어러블을 시작으로 하반기 모바일 제품도 본격 양산할 예정”이라며 “3나노 GAA를 바탕으로 내년 2나노 공정을 양산할 계획이며 추가 PPA(직접 구매계약)를 개선한 2나노 공정을 2026년까지 준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HPC용 백사이드 PDM 공정을 2027년까지 준비하고, 현재 AI HPC 응용처 성장이 커지는 여건 속에서 고성능·저전력 하이 밴드위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메모리사업부와 원팀으로 고대역 메모리와 파운드리 선단 공정, 첨단 패키지 솔루션을 결합한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제품 설계에 필요한 정보를 좀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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