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유럽의약품청에 ‘3115’ 허가 신청···1년 소요 관행 감안 시 곧 허가 여부 결정 전망
스텔라라, 글로벌 매출 15조원 추산···동아ST, 허가 획득 시 현지 시장서 경쟁 치열 예상
미국도 내년 상반기 허가 여부 결정 전망···업계 “동아ST 실적 개선은 바이오藥이 좌우” 관측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동아에스티가 그동안 개발해왔던 ‘스텔라라’ 시밀러(복제약) 품목의 유럽 허가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예상돼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가 11년간 개발해온 건선치료제 스텔라라 바이오 시밀러 ‘DMB-3115’의 유럽 품목허가 여부가 이른 시간 내 결정될 전망이다. 유럽 허가 결정은 통상적으로 1년 가량 소요되는 것이 관행인데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6월 유럽의약품청에 DMB-3115 품목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DMB-3115 생산을 담당하는 ‘에스티젠바이오’가 현장 실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에스티젠바이오는 동아에스티 관계사다.
만약 유럽의약품청이 DMB-3115 품목허가를 확정하면 일정 기간을 거쳐 유럽 지역 수출이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약업계 관계자 A씨는 “스텔라라는 글로벌 매출이 높아 다른 제약사들도 특허만료를 앞두고 바이오 시밀러 개발을 진행해왔던 품목”이라며 “일단 유럽에서 허가를 받을 경우 회사의 R&D(연구개발) 실력이 인정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얀센이 개발한 스텔라라는 판상 건선과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 치료제다. 전 세계적으로 108억 5800만 달러(약 14조 9568억원, 지난해 기준) 매출을 기록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는 바이오 의약품 중 하나로 꼽힌다. DMB-3115는 지난 2013년부터 동아에스티 관계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 개발한 품목이다. 2020년 7월 동아에스티로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권리가 이전돼 메이지세이카파마와 개발을 진행해왔다.
동아에스티는 유럽 외에도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2021년 7월 DMB-3115의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다국적 제약사 ‘인타스’ 자회사 ‘어코드 바이오파마’가 지난해 10월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에 업계는 늦어도 내년 상반기 허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전망한다. 제약업계 관계자 B씨는 “DMB-3115가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 출시되면 해당 시장에서 일정 수준 매출이 예상된다”며 “동아에스티의 허가와 출시 준비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에스티도 DMB-3115 임상 3상 결과 등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 관계자 C씨는 “글로벌 3상 임상 평가 결과에서 스텔라라와 치료적 동등성이 입증됐으며 안전성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단, 업계 일각에서는 유럽이나 미국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청한 제약업계 관계자 D씨는 “동아에스티 시밀러 품목보다 먼저 유럽이나 미국에 진출한 품목 등 시장 내 경쟁업체와 제품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지 시장에 맞게 치밀한 전략을 준비한 업체가 비교적 유리한 위치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동아에스티의 바이오 시밀러 허가 여부와 수출에 주목하는 것은 그만큼 업체 경영실적에 미칠 여파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1554억원 매출과 16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동아에스티가 실적을 개선할 계기로 DMB-3115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업계 지적이다.
회사에 따르면 DMB-3115 외에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빈혈치료제 ‘네스프’ 시밀러 ‘다베포에틴알파BS주’와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류코스팀’, 만성신부전 빈혈치료제 ‘에포론’ 등 바이오의약품을 보유한 상황이다. 이중 지난해 다베포에틴알파BS주 해외 매출은 206억원이다. 전년대비 54.9% 증가한 수치다. 그로트로핀도 지난해 949억원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결국 동아에스티가 10년 넘게 개발해온 스텔라라 바이오 시밀러 품목의 해외 시장 진출 여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잇달아 확정될 전망이다. 만약 확정된다면 해당 품목들이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