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위 6곳, 델 제외하고 2분기 출하량 전년比 성장
애플, ‘13.1%’ 최대 성장률 달성···삼성·LG전자는 순위권 밖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글로벌 PC 출하량이 지난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본격 성장세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 인공지능(AI) PC 판매량이 확대되면서 더 큰 폭의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글로벌 PC 시장 선두업체인 레노버, HP, 델, 애플 등을 비롯해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도 AI PC 신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판매를 개시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발표한 PC 출하량 추정치 예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2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6060만대를 달성했다. 지난해 4분기 처음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세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PC 재고 수준 또한 전분기 대비 7.8% 증가하며 평균 수준으로 회복 중이다. 미카로 키타가와 가트너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PC 시장의 전년 동기 대비 완만한 성장률과 안정된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공급망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며 주요 플랫폼 업데이트가 예정돼 있어서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PC 시장 상위 6개 업체 중 델을 제외한 모든 회사가 올 2분기 출하량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노버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1482만2000대의 PC 출하량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24.4%에 달한다. HP가 1.7% 증가한 1369만1000대(22.6%)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델은 2.4% 감소한 1014만대(16.7%)를 기록하며 3위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한 기업은 애플이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545만 5000대의 PC 출하량을 기록하며 9%의 시장 점유율을 가져갔다. 에이서와 에이수스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2%, 11.7% 큰 폭으로 증가한 443만4000대(7.3%), 432만9000대(7.1%)를 달성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여전히 PC 시장 순위권 밖에 머문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미국 시장이 올 2분기 1800만대 이상의 PC가 출하되며, 전년 동기 대비 3.4%의 성장률을 거뒀다.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미국에선 HP가 27%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으며, 델이 25.2%로 2위를 기록했다.
키타가와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미국 PC 시장에서 2분기는 일반적으로 정부와 교육 분야 수요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이는 성수기”라며 “기업용 PC 수요의 점진적인 회복세도 성장에 기여했으며, 올 하반기에도 미국 내 해당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중동 아프리카(EMEA) 지역은 전년 동기 대비 PC 출하량이 4.8%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우 2.2%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PC 시장인 중국 지역에서 PC 수요 회복세가 더뎠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아시아 지역 신흥 시장인 인도의 경우 한 자릿수 중반의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하반기엔 AI PC 판매가 본격화하면서 전체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 1위 레노버는 지난 5월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셋을 탑재한 AI PC ‘요가 슬림 7x’와 ‘씽크패드 T14s 6세대’를 출시했으며, 올 하반기 중 국내에서도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HP 또한 퀄컴의 동일 칩셋과 전용 신경계처리장치(NPU)를 장착한 ‘HP 옴니북 X’와 ‘HP 엘리트북 울트라’를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판매를 개시했다. 델도 AI PC 신제품 8종을 공개한 바 있다. 애플은 지난 3월부터 자체 AI 전용 칩셋 ‘M3’를 장착한 신규 맥북을 판매 중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AI PC 신제품을 출시해 국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퀄컴 칩셋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을 지원하는 ‘갤럭시 북4 엣지’를 선보였으며, LG전자는 올 초 인텔 AI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LG 그램 프로’를 출시한 바 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 노트북 PC 판매량은 지난해부터 5년간 연평균 59% 증가해 2027년엔 총 5억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