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 신차, 소형차와 대형차에 치우쳐···타겟층 세분화
소형차의 경우 저렴한 가격과 늘어난 주행거리로 진입 장벽 낮춰···EV3·캐스퍼EV·EX30·미니 쿠퍼 등
대형 전기차의 경우 외부 환경에 영향 덜 받는 부유층 공략···수익성 상승 효과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나오는 신형 전기차 대부분 소형차와 대형차급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이는 완성차 기업들이 수요층이 확실한 소형과 대형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면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소형차의 경우 저렴한 가격대로 전기차 진입 장벽이 낮으며, 대형차의 경우 구매층 대다수가 경기 침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부유층이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형 전기차의 경우 기아 EV3를 시작으로, 볼보 EX30, 현대차 캐스퍼 EV, 미니 일렉트릭 시리즈, 지프 어벤저 등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EV3. / 사진=기아
EV3. / 사진=기아

기아 EV3는 EV6, EV9에 이어 세 번째로 나온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순수전기차로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핵심 모델로 꼽히고 있다.

EV3 강점은 가격과 주행거리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정체된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 부분이 높은 가격과 짧은 주행거리인데, 기아는 EV3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기차 시장 규모 자체를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EV3 가격은 4208만~5108만원대이며, 국고보조금 및 지자체 지원금을 포함하면 3000만원대부터 구매가 가능하다. 주행거리도 최대 501㎞에 달해 소형차급임에도 현재 나온 전기차 중 상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기아는 EV3를 국내는 물론 추후 유럽과 북미 지역에도 출시하면서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캐스퍼 EV. / 사진=현대차
캐스퍼 EV. / 사진=현대차

이어 현대차도 캐스퍼 EV를 내놓으며 시장 확대에 나선다. 캐스퍼 EV는 이날 시작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첫 공개했다. 기존 캐스퍼 대비 전장과 전폭을 각각 230㎜, 15㎜ 늘려 차체를 키웠으며 49kWh급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해 315㎞ 상당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수입차도 소형차 시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볼보는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X30을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출고한다. EX30은 지난해 11월 말 최초 공개 이후 2일만에 1000대 이상 사전계약을 기록하며 흥행을 예고한 바 있다. 국내 기준 1회 충전시 404㎞대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국내 판매 가격은 4945만~5516만원으로 보조금 적용시 4000만원대 구매가 가능하다.

미니도 올 하반기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쿠퍼’와 ‘뉴 올 일렉트릭 미니 컨트리맨’을 선보인다. 쿠퍼 전기차는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3.7kg·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를 탑재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2km(WLTP기준)다.

일렉트릭 컨트리맨은 지난 2017년 출시된 2세대 모델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3세대 완전변경 모델이자 미니 컨트리맨 최초 순수 전기차다. 차체는 이전 세대 미니 컨트리맨 대비 전장 130㎜, 전폭 20㎜, 전고 60㎜, 축간거리(휠베이스) 20㎜ 길어졌다.

지프 어벤저의 경우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6.5㎏·m의 힘을 발휘하며. 배터리 용량은 54㎾h으로 최대 400㎞(WLTP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주행거리가 약 300㎞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소형차들의 경우 저렴한 가격대와 이전 대비 높아진 주행거리를 앞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소형차의 경우 내연기관 시대에선 부족한 출력으로 외면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전기차에선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면서 큰 차가 부담스러운 고객들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전기차 캐즘에도 억대 전기차는 인기

대형 전기차의 경우 프리미엄을 앞세워 기존 고급차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고급차 수요층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이나 경기 상황 등에 크게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억대 전기차 시장의 경우 다른 전기차 시장과 달리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점과 전 차급 중 가장 수익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기업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전기차 판매는 5만157대로 전년대비 21% 감소했으나, 억대 수입 전기차 시장의 경우 2589대로 전년대비 7.3% 증가했다.

캐딜락 리릭. / 사진=박성수 기자
캐딜락 리릭. / 사진=박성수 기자

대형 전기차 시장의 경우 캐딜락 리릭이 포문을 열었다. 리릭은 3095㎜ 휠베이스를 바탕으로 한 중대형 전기 SUV로 주행거리는 465㎞이며, 최고출력은 500마력, 최대토크는 62.2㎏·m다. 여기에 9K 화질 33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와 최첨단 편의사양 및 고급 소재 등을 적용해 럭셔리 차량 감성을 강조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올 하반기 마이바흐 EQS SUV와 G클래스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마이바흐 EQS SUV는 3210㎜ 휠베이스에 최고출력 484kW, 최대토크 950Nm의 힘을 발휘한다. 주행거리는 국내 기준 471㎞다. G클래스 전기차의 경우 휠베이스 2890㎜, 최고출력 432kW, 최대토크 1164Nm이며, 주행거리는 473㎞다.

이어 현대차도 올 연말에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7(가칭)’을 내놓을 예정이다. 디자인의 경우 앞서 공개한 콘셉트카 ‘세븐’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며, 성능은 기아 대형 전기 SUV인 ‘EV9’ 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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