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며 현실과의 괴리감에 위축되기도”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대한민국이 위기를 맞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출산율은 0.65명까지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2750년에는 대한민국이란 나라가 세계지도에서 지워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에서 다시 우렁찬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100명의 입을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되살릴 방법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힘은 들지만 두 아이가 천사처럼 잠든 모습을 볼 때마다 육아의 가치를 느끼곤 합니다.”
자영업을 하는 박원빈(가명, 42세) 씨는 지난 2014년 결혼 후 2015년 딸을, 2021년 아들을 출산해 1남 1녀의 다복한 가정을 꾸렸다. 동년배들은 육아 부담에 외동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박 씨는 “두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다”고 말한다.
Q.결혼을 전후로 계획했던 자녀는 몇 명인가
“출산과 육아를 여성이 도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아내 의견을 따를 계획이었다. 아내가 두 아이 낳기를 원했고 상의해 확정했다.”
Q. 육아에 부담을 크게 느끼나
“결혼 초기 맞벌이를 했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을 못 느꼈다. 하지만 아이 출산 후 외벌이를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발생했다. 특히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성향이 강한 한국 사회에서 주변의 과도한 사교육과 아빠로서 엄마 만큼 역할을 하지 못한단 점이 부담이다. 항상 사업에 바빠 아이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육아로 인해 취미생활을 하기 어려워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Q. 부담도 있지만 아이 2명을 육아하면서 느끼는 보람도 있을 텐데
“실제 아이들을 키우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보람이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신생아일 때 배냇웃음을 지어준 것, ‘아빠 사랑해요’라고 말할 때, 천사 같은 모습으로 잠든 아이들을 볼 때 등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힘들고 돈도 많이 들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건 그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Q. 다둥이 가정이 주변에 많은가
“지인들을 보면 외동을 키우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두 아이를 양육하는 가정은 적다. 친구들 중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있는데 같은 해 결혼했고 부인도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재직 중이다. 친구 부부는 여성의 일과 가정 양립이 어렵다고 판단, 아이를 낳지 않고 본인들만의 시간을 즐기며 살고 있다.”
Q. 현재 육아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초등학교 3학년인 딸은 학교 수업을 위주로 교육한다. 3살인 아들은 사회성 발달 등을 고려해 평일 주간 어린이집에 보낸다. 어린이집은 하루종일 육아만 하는 아내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취지도 있다. 주변을 보면 경제적 여유가 되는 경우 외벌이와 관계 없이 대부분 어린이집이나 놀이학교를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
Q. 현재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정부 정책 중 아쉬운 부분은 무엇인가
“치솟는 집값이나 물가를 보면 당장 생활은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노후 준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도한 사교육이나 경쟁적 요소가 우리 사회에는 많다고 판단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처럼 위화감이 조성되는 프로그램에 정부나 권위 있는 기관이 패널티를 주는 등 조치를 했으면 한다.”
Q. 두 자녀 이상 육아하는 부부를 지원하기 위해 사회가 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영업을 하고 있는데 회사원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건 성별에 관계 없이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육아휴직은 아주 보편적이고 당연한 원칙인데도 현실에서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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