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 대신 지상용 정밀타격 무기전···한화 ‘K-9’, LIG넥스원 ‘천궁-Ⅱ’ 부각
전쟁마다 수혜 기업 다른 특성···한화운용 방산 ETF도 방산주 투자 대안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중동지역에서 전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증권가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을 수혜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동지역 전쟁이 직접 교전 대신 원거리 지상공격과 방어 양상으로 진행되면서 K-9 자주포를 수출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나 한국판 패트리어트 미사일인 천궁-II를 만드는 LIG넥스원이 수주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개시 이후에는 폴란드에 K-2 전차를 수출하는 현대로템이나 전투기 수출을 추진하는 한국항공우주가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각 전쟁마다 방산기업들이 수혜를 입으면서 한화자산운용이 지난해 초 출시한 국내 최초 방산 ETF에도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 중동 위기 수혜주는 한화에어로·LIG넥스원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국내 5대 대형 방산주(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화시스템, 한국항공우주) 가운데 중동발 긴장 확산에 따른 수혜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을 꼽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 모두 최근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높인 리포트를 내놓고 있다. 이달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다올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서, LIG넥스원은 삼성증권과 KB증권에서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날도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28.6% 높인 27만원을 제시했고 LIG넥스원에 대해서는 기존 대비 무려 48.6% 상향한 20만8000원을 목표주가로 설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이 최근 중동 지역 분쟁의 수혜주로 주목을 받는 것은 주력으로 수출하는 무기들이 중동지역 교전 양상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와 차륜형 다연장로켓(MLRS) ‘천무’ 등을 수출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동급 성능의 독일제 자주포보다 가격이 20% 수준에 불과하며 폴란드, 이집트 등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한국판 패트리엇 미사일인 요격미사일 천궁-Ⅱ의 수출이 최근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중동지역 전쟁 양상이 공중전보다 미사일이나 드론 교전으로 집중되면서 수출 계약이 속속 체결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32억달러(한화 약 4조2500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추가 계약도 검토 중이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 2022년 아랍에미리트에 천궁-Ⅱ를 수출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이 중동으로 수출 전선을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해외 큰손들의 주목도 받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은 지난달 LIG넥스원 지분을 6.37%까지 사들이며 LIG(42.54%), 국민연금(13.53%)에 이어 3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지난 13일 드론과 미사일 300여발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타격했고 이후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등 방공시스템으로 99%를 요격했음을 밝혔다”며 “앞으로 방공시스템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LIG넥스원의 해외 수주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미 동유럽, 중동, 동남아 등 각지에서 오퍼가 들어오고 있으며 루마니아와 말레이시아로 천궁-II 계약은 가시성 높다“고 덧붙였다.
◇ 방산주는 ETF도 대안···한화운용 K방산 ETF ‘우상향’
각 전쟁이나 분쟁마다 교전양상 및 주목받는 무기체계가 달라지기에 방산주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한국형 공격기 FA-50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를 수출하는 한국항공우주의 경우 지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현대로템과 함께 주목받는 방산종목이었지만 이후 중동에서 벌어진 각종 분쟁을 통해 공중전 대신 지상전의 중요성이 부각한 이후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소 시든 상태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항공우주의 목표주가를 7만2000원으로 5% 하향하했다.
전쟁이나 물리적 분쟁마다 진행 양상을 예상하기 어렵기에 여러 방산기업을 골고루 담은 ETF 투자도 방산주 투자자들의 대안으로도 부각하고 있다.
지난해 1월 5일 한화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출시한 방산 ETF인 ARIRANG K방산Fn ETF의 경우 출시 당신 순자산총액이 160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 2일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날 기준 순자산총액도 1197억원으로 10영업일만에 약 200억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수익률 역시 높다. 출시 이후 주가는 62.99%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만 27.71% 올랐다. 최근 3개월 기준으로는 40.11%에 달한다.
ARIRANG K방산Fn ETF의 주요 구성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한화오션 ▲LIG넥스원 ▲한화 ▲한화시스템 ▲현대위아 ▲풍산 ▲SNT모티브 등이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 수주하는 방산기업의 개발, 양산사업의 수익성은 각각 5.5~6.5% 정도로 추정되지만 수출 물량은 12~15% 수준의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며 ”해외 수주 건의 경우에는 양산단계부터 두 자릿수 수익성을 가져다준다는 측면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부 유럽 및 중동 등의 해외시장 개척은 국내 방산업체들의 장기적인 자기자본이익률(ROE) 성장을 기대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